'베드타운서 자족도시로'…1,000만 찾아오는 '큰 고양' 만든다

경기=김동우, 고양=김아영 기자 2024. 8. 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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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City비전] 고양특례시
[편집자주]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 2년간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보다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민선 8기 후반기 대내외 여건은 썩 우호적이지 않다. 저출산 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재정자립도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고물가와 경기침체 등 글로벌 여건도 좋지 않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지자체를 이끌고 있는 단체장들의 비전과 실행력이 필요한 때다. 이에 <머니S>는 민선8기 후반기를 맞아 각 지자체 수장들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을 들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 사진=고양특레시
고양시는 인구 108만 명의 대도시로 발돋움했지만 고밀도 주택단지라는 '베드타운'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내 총생산도 20조원대를 갓 넘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수도권 집중 억제를 겨냥한 각종 규제에 막혀 산업단지 등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자족 기능을 갖추지 못한 결과라는 게 고양시의 자체 진단이다.


현재 고양시는 3중 규제 중


현재 고양시는 전역이 '수도권정비계획법' 상의 과밀억제권역에 속한다. 이 권역에서는 학교, 공공 청사 등 인구집중 유발 시설의 신설 또는 증설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공업지역 지정도 엄격하게 제한된다.

게다가 고양시는 시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42.3%)과 군사시설보호구역(37.35%) 등 중첩 규제 대상으로 묶여 있다. 고양은 한편으로는 풍부한 녹지와 충분한 공원·생활 인프라를 구비한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자족도시의 기반이 없다는 점이다. 재정자립도는 2010년 56.4%에서 2022년 32.8%로 내리막길이다. 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산업적으로 성장은 더디고 고용 창출도 굼뜬 상태다.

100만이 넘는 고양 시민 중 약 39%가 서울 등지로 출·퇴근하는 등 만성적인 교통난을 겪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수원시나 용인시보다 타지로의 출·퇴근 인구가 훨씬 많은 편이다. 인구는 많고 일자리는 제자리 걸음인 도시의 불균형이 낳은 진풍경이다.



자족도시로의 대변화 필요…"K컬처 앞세운 관광문화 특화 산업 인프라 고도화"


결국 첨단산업 활성화로 일자리를 확대하고 주변 지역을 잇는 교통기능까지 강화한다면 수도권의 핵심 거점 특례시로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관광문화 인프라 고도화와 바이오·스마트모빌리티·마이스·K-컬처 4대 핵심전략산업 성장거점 골격도 필수 요소다.

특히 고양시가 자랑하는 공연산업은 문화예술도시로서 지속가능한 미래 자산이다. K컬처를 앞세운 관광문화 특화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전략으로 고양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이런 장점을 갖춘 시는 글로벌 공연산업 '핫플'로 부상하고 있다.

고양시는 이미 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 종합운동장, 킨텍스 등 지역의 주요 시설에서 다양한 대형 공연을 유치해 특색 있는 문화콘텐츠를 선보이며 국내외 공연산업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글로벌 마이스목적지 지속가능성 지수 평가(GDS-I)에서도 세계 14위, 비유럽권 1위를 달성하며 '고양'이라는 도시명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고양시는 일산과 덕양지역을 대표하는 고양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의 실내외 7개 공연장에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고품격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2007년 일산동구 마두동에 개관한 고양아람누리는 3개 실내 공연장을 갖춘 장르 전용공연장이다. 오페라극장인 아람극장과 최적의 건축음향시설을 보유한 아람음악당 등이 있다. 해외 연주자 내한공연이나 국공립예술단체, 오페라, 발레, 심포니 등 굵직한 공연이 주로 진행된다.

또한 고양시는 올해 공연거점도시 조성 일환으로 고양종합운동장 대관 공모·유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산서구 대화동 소재 고양종합운동장은 최대 4만명까지 수용이 가능해 운동경기 외에도 콘서트나 축제장소로도 사용된다.

국내 최대 규모 전시컨벤션센터인 킨텍스는 연간 600만명이 찾는 대규모 공연장소다. 대화역 부근에 위치한 킨텍스는 자유로, 제2자유로 등을 통해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접근이 용이하다.

이런 입지 조건과 인프라를 장점으로 고양시는 국내 최대 규모 전시장 킨텍스와 마이스 전담조직 고양컨벤션뷰로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마이스 도시로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문화예술·경제자족도시' 변신을 위한 전제조건, "허들 없애야"


이런 다양한 자산을 갖춘 고양시가 진정한 자족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옥죄고 있는 허들 없애야 한다. 지자체에서 조정능력을 부여 받아야 하는데 첫 걸음은 경제자유구역이다.

고양시는 경제자유구역 추진을 통해 시민과 나라를 부자로 만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동반성장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수도권 경쟁력을 키워 미래를 다지겠다는 의지다. 글로벌 보호무역 시대에는 미래산업 육성과 산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수도권에 매머드급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자는 제안이다. 고양시는 입지적 장점으로 꼽는 바이오·정밀의료, K-컬처, 스마트 모빌리티, 전시 컨벤션(MICE) 등 4개 핵심 산업을 중점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고양시가 추진하는 경제자유구역은 초대형 프로젝트다. 장항·대화·송포동 일대 1,762㎡에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하는 것이다. 제1기 신도시 일산(15.7㎢)보다 크고 고양시 전체 면적의 6%나 차지하는 규모다.

고양 경제자유구역은 '선순환·융합·연계'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혁신과 성장의 새로운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플랫폼'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고양시는 경제자유구역을 통해 시 미래의 활로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외국인 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고양시는 "과밀억제권역 행위 제한 배제가 가능한 현행법상 유일한 제도인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경제자유구역은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이 아닌 외국인 투자 기업과 국내 복귀 기업들에 경영 환경과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목적으로 조성되는 경제특구다. 국내 법인 주식 총수나 출자 총액의 10% 이상을 외국인이 소유하는 경우 외국인투자 기업으로 분류된다. 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에는 국세, 지방세, 국·공유 재산 사용료 감면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이미 전국 9개에 경제자유구역이 조성됐지만 고양시는 외국자본의 수도권 선호현상에 맞춰 그들이 필요로 하는 여유롭고 풍성한 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우수한 지리적 조건과 입지여건, 풍부한 인적 자원, 배후 수요 등이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산업 입지에 규제를 가하면 수도권도 비수도권도 발전하지 못한다. 나라 전체를 한 덩어리의 땅인 '원 시티(One-city) 개념'으로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가장 성공할 수 있는 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을 조성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동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고양시의 논리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에 듣는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 사진=김아영 기자
-고양의 미래와 관련해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희망은

고양시 인구가 100만이 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아직 중첩규제로 묶여 베드타운,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낡은 수식어에 갇혀 있다. 고양시의 엄청난 잠재력을 깨우고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자족도시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 이에 자족도시 실현을 민선8기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최전선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고양경제자유구역과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를 유치해 규제 혁파의 기회를 마련하고 일산테크노밸리, 고양방송영상밸리 등 대규모 자족시설을 바이오정밀의료, 도심항공모빌리티, AI·로봇, K-컬처 등 첨단특화산업으로 채울 것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선순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고양시의 도시경쟁력 향상은 물론 나아가 수도권과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문화도시를 이루기 위해 문화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안은

문화는 도시에 매력을 더한다. 고양시는 최고 수준의 문화 인프라를 바탕으로 특색있는 콘텐츠를 창출해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글로벌 문화예술의 도시로 성장하고자 한다. 특히 최고의 공연시설을 갖춘 고양아람누리·어울림누리와 고양종합운동장, 킨텍스 등 공연 인프라를 활성화하고 국내외 대형 공연을 적극 유치해서 공연거점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또한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유치해서 고양방송영상밸리,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일산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고양시 문화예술 콘텐츠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의 성장이 곧 경제성장으로 연결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 수요와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다.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를 위한 노력도 이어가겠다. 고양의 명소 행주산성은 세계적 관광명소로 탈바꿈할 것이다. 한옥마을 조성과 수변길 조성, 노후화 시설 개선으로 고유의 역사성과 생태·문화적 가치를 높여 관광 활성화의 동력을 마련할 것이다. 또한 공립박물관 건립, 북한산성 세계유산화 등 우리 문화유산의 미래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 조성에 힘쓰겠다.

지난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행주가 예술이야'는 대한민국 밤밤곡곡 100에 선정될 만큼 인기 축제가 됐다. 이를 비롯해 고양국제꽃박람회, 호수예술축제, 행주문화제 등 특례시 위상에 부합하는 세계적인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도 더욱 집중하겠다.

-바이오 클러스터가 고양에 있어야 하는 이유

고양시가 자족도시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먹거리가 될 첨단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바이오산업은 대한민국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된 미래 핵심 전략산업 중 하나다.

고양시는 국립암센터 등 6개의 대형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재생의료 실시 기관이 5곳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아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하는데 최적의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또한 훌륭한 지리적 이점으로 국내외 바이오기업의 접근성이 좋고 우수한 인재의 안정적인 공급과 육성이 가능해 국제적인 바이오허브로 발전하는데 최적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미 장기재생, 신약, 헬스케어, 푸드테크 등 국내외 바이오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바이오산업 저변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고양시의 성장 잠재력을 깨우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해진다. 뿐만 아니라 고양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한 외투기업의 입주환경과 킨텍스를 중심으로 한 MICE 산업 등 기존 인프라와 함께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고양시가 규제 혁파의 기회를 마련하고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로 발전하는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수도권 북부 최대 도시로서 한국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바이오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시민이 행복한 도시의 요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취임 당시 '자족도시, 고양'을 실현하고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고양성공시대, 시민행복시대'를 이루겠다고 시민여러분께 약속드렸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자랑스러운 성과들을 이루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고양의 미래를 바꾸는 힘을 키워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남은 임기도 고양경제자유구역 등 기업하기 좋은 생태계 조성과 사통팔달 교통망 확충, 주민맞춤형 재정비를 통한 주거환경 개선,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인프라 구축 등 시민들과의 약속들을 차질 없이 이행하며 고양시의 위대한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고양으로 출근하고 고양에서 쉬고 고양에서 소비하는, 일자리와 주거·문화생활이 한곳에 모인 1,000만 명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글로벌 자족도시로, 시민이 더 행복해지는 고양시가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

대담=김동우 경기취재본부장
정리=김아영 기자

경기=김동우, 고양=김아영 기자 bosun199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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