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선수가 “메달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고 말한 이유는? [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프랑스 파리 2024 올림픽에서 한국이 다양한 종목에서 금메달을 얻으면서 더위에 지친 우리들의 마음을 청량하게 해주고 있다.
사실 파리 올림픽은 개최되기까지 다양한 사건들을 겪었다. 지역 주민들의 올림픽 반대 시위부터 프랑스의 기차망을 공격한 방화범, 그리고 최근 치뤄진 선거에서 좌파 연합이 극우를 꺾고 난 뒤 지속되는 프랑스 국내의 정치적 격변까지 말이다. 이후 사상 최악의 폭염이 계속되는데 선수촌에는 기본적인 냉방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도 드러나 빈축을 샀다.
이번 올림픽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치뤄지는 올림픽이다. 예정보다 1년 연기된 2021년 도쿄 올림픽은 전 세계가 여전히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중일 때 열렸다. 참가자들은 엄격한 규칙, 마스크 의무화, 그리고 끊임없는 코 면봉 검사와 함께 익숙하지 않은 고립된 방식으로 경쟁해야만 했다.
올림픽 선수들이 ‘일상적인’ 시대로 돌아가 경쟁을 하고 응원하는 군중 속에서 평소처럼 경기를 하는 것을 보니 이제야 좋은 시절이 왔구나 싶은데, 현재 전 세계가 즐기고 있냐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올림픽 정신에는 걸맞지 않게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 반목과 대결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랍 지역은 계속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해 사정이 매우 좋지 않다.
아랍국가들의 큰형님 격인 사우디는 9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승마, 수영, 장대높이 뛰기 등에 출전했으며 눈길이 가는 것은 이번 태권도 종목에 출전한 두냐 아부탈레브( Dunya Abutaleb) 선수다. 그녀는 2024년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 대회에서 준결승전까지 진출, 올림픽 태권도 여성 49kg 종목에 출전한 사우디 최초의 여성이 됐다.
아랍국가 전체로 보면 조금 부진한 모습이긴 하다. 하지만 알제리의 카일리아 네무르(Kaylia Nemour) 선수가 여자체조 이단평행봉 경기에서 우승하며 아랍권 최초의 금메달을 확보했고, 튀니지가 펜싱 샤브르에서 은메달을, 이집트가 펜싱 에페에서 동메달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메달권이 예상되는 경기들이 남아 있어 더 기대할만 하다.
팔레스타인 뿐만 아니다. 이스라엘과 전면전 일촉즉발 전인 헤즈볼라의 레바논은 이번 올림픽에 선수 10명을 파견했다. 이곳의 스타 테니스 선수인 하디 하비브(Hady Habib)는 이번 올림픽 1라운드에서 윔블던 남자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즈를 운 나쁘게 만나서 졌지만, 이웃 이스라엘과 전쟁 직전인 나라에서 레바논 테니스를 알리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월드컵 때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이 경제 부도 사태에 처하고 계속 되는 위기에 혼란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듯이, 이곳 선수들이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의 기본 정신을 통해 현재도 전쟁과 기근으로 고통받는 많은 분쟁지역 사람들에게 위로를 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앞으로도 건투를 빈다.
※사진 및 참고자료
- 《The National》 (2024. 7. 25). Paris Olympics: Palestinian athletes carry Gaza pain to global competition, https://buly.kr/GZvp4IZ
-인스타그램 계정 : 야잔 알 바와브(@yazan_bawwab_oly), 하디 하비브(@hadyhabib)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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