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이었는데 반전"…트럼프-머스크 관계에 외신 '주목'

일로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REUTERS 연합뉴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가운데, 외신 매체가 그들의 관계를 조명하고 나섰다.

지금은 머스크가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지지를 공식 표명하면서 서로 훌륭한 사람이라며 치켜세우고 있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둘은 '앙숙 관계'였다는 분석이다.

8일 CNBC 방송은 '한때 적이었던 두사람은 왜 지금 한편이 돼 백악관 복귀를 위해 힘쓰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22년까지만 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정치 집회 등에서 서로를 모욕하는 등 관계가 안 좋았다.

머스크는 당시 SNS에 글을 올리고 "나는 그가 싫지 않지만, 이제 트럼프는 모자를 벗고 일몰 속으로 사라질 때"라고 썼다. 정치를 그만두고 은퇴하라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해 트럼프는 머스크를 '허풍쟁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칭하며, 그가 자신에게 투표했다고 귀띔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 후 바이든과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의혹이 여럿 제기됐다.

실제 취임 이듬해인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기차 정상회담을 열었는데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경영진만 초대되고 테슬라 대표인 머스크는 빠졌다. 이를 두고 머스크는 SNS에 "테슬라가 초대받지 않은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적었다. 

최근 머스크는 트럼프에 대한 지지 선언 며칠 뒤 '아메리카 PAC'이라는 정치후원단체(슈퍼 PAC)를 설립했다. 다만 그가 얼마나 많은 돈을 기부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월 4500만 달러(약 620억 원)를 기부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에 대해 머스크 측은 부인했다.

그에 앞서 트럼프는 방송 인터뷰에서 머스크와의 우호적 관계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11일 CNBC '스쿼크 박스' 인터뷰에서 "대통령 재임 시 머스크가 도와줬다. 그를 좋아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독일의 약국 체인 디르크 로스만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더 이상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명서를 통해 "기후 변화를 사기라고 말하는 트럼프를 머스크가 지지한 것은 전기 자동차 생산을 통해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는 테슬라의 사명과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비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