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빅5 병원' 응급실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비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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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증 환자들을 위해 비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형병원 이용을 양보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비중증 환자인 것으로 파악됏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 비중이 평균 50% 정도라고 했는데, 빅5 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은 이보다 현저히 적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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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위해 응급실 남용, 분명히 막아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중증 환자들을 위해 비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형병원 이용을 양보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비중증 환자인 것으로 파악됏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빅5 병원 전공의 이탈이 본격화된 지난 2월20일부터 8월2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113일간 빅5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1만2907명 중 중증 환자는 16.1%에 불과했다. 중등증 환자는 61.3%, 경증 환자는 22.6%다.
중증 환자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 상 1~2단계, 중등증은 3단계, 경증은 4~5단계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 비중이 평균 50% 정도라고 했는데, 빅5 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은 이보다 현저히 적은 것이다.
전공의 이탈이 발생하기 전인 평시(2월1일~7일)에는 중증 환자 비율이 12.2%, 중등증 환자 비율이 54.2%, 경증 환자 비율이 33.7%였다.
중증 환자 비율은 전공의 이탈이 발생한 1주차(2월20~23일) 15%를 시작으로 점차 증가해 5주차인 3월18~22일엔 18.2%까지 늘어났으나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21주차(7월8~12일)에는 14.5%까지 떨어졌다.
경증 환자 비율의 경우 평시 33.7%에서 전공의 이탈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24주차(7월29일~8월2일)에는 20%까지 내려왔다.
반면 중등증 환자 비율의 경우 평시 54.2%에서 전공의 이탈 첫 주에만 52%로 감소했을 뿐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24주차에는 63.6%까지 올라왔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은 "우리나라 병원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장벽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가벼운 질환인데도 불구하고 편리한 의료 이용을 위해 대형병원 응급실을 남용하는 것은 분명히 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증환자 중심병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증환자 비율을 평균 50%에서 60%까지 상향하고 오는 2027년 제6기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할 때 중증 기준인 전문진료질병군 입원환자 비중의 하한선을 현재 34%에서 적정 수준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중등증 환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지역진료협력병원도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 교수는 "사전에 선별을 해서 응급 환자를 배치하는 게 정상적인 체제인데 지금처럼 환자가 판단해서 응급실을 가는 구조에서는 본인부담금을 높인다고 해서 실효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응급의료 쪽에 정부가 투자를 강화해 공공에서 중증도를 분류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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