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타로' 오유진 "욕설 연기·5시간 석고본…오히려 설렜죠"

최보란 2024. 8. 9. 10: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없는 인물을 제가 만든다는 게 너무 재밌어요. 그게 연기의 매력이죠."

새로운 캐릭터를 향한 설렘으로 반짝이는 배우 오유진(25)을 만났다.

tvN '여신강림', OCN '다크홀', 웨이브 오리지널 '청춘블라썸'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괴물 신인' 수식어를 얻은 오유진. 인기 웹드라마 '연예플레이리스트'의 새 시즌 '뉴(NEW) 연애플레이리스트'에 무려 1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 도민주 역에 캐스팅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SBS '트롤리', MBC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캐릭터 소화력과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LGU+/ STUDIO X+U의 공포 미스터리 '타로: 일곱 장의 이야기' (연출 최병길 / 극본 경민선 / 이하 '타로')에서 조여정, 고규필, 덱스 등과 더불어 주연으로 활약했다. 다양한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번 옴니버스 작품에서 오유진은 여섯 번째 '피싱' 편 주인공 썬자 역으로 극을 이끌며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피싱'은 위험한 방송을 서슴없이 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후 남자들을 낚시해 골탕 먹이는 방송을 계획한 BJ썬자(오유진 분)의 위험한 장난이 순식간에 섬뜩한 공포가 되는 오히려 누군가의 덫에 걸리면서 걷잡을 수 없는 광기로 치닫는 에피소드다. 오유진은 대담하고 건방진 캐릭터 썬자를 통해, 전작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캐릭터 변신과 생동감이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Q.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머릿속에 그렸던 썬자는?

"좀 과한 면이 있어야 되겠다 싶었어요. 관심을 많이 바라고 자기가 튀기를 원하는 친구기 때문에 메이크업이라든가 헤어, 의상에 있어서 과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의상부터 헤어밴드 등 소품까지 제 생각이랑 너무 일치하게 준비를 해주셨더라고요. 제작진이 미리 그려두신 그림이랑 제가 떠올린 이미지와 잘 맞아서, 저는 약간의 아이디어만 더 보탰어요."

Q. BJ 역할이었는데 참조한 인물이 있나?

"사실 이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는 BJ 방송을 그렇게 즐겨보지 않았어요. 캐릭터를 맡은 후에는 팝콘, 아프리카, 판다TV 등을 다 찾아봤죠. 또 '카광'님이라고 원래 남자분이신데 여장을 하고 몰래카메라를 찍거나 하는 콘텐츠를 발견했는데, 썬자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눈길이 갔어요. 그렇지만 썬자랑 완전히 결이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만 참고를 하고 나머지는 상상으로 만들었죠. 처음 시도해 보는 캐릭터다 보니까 확신이 별로 없었는데, 리딩 때 감독님이랑 작가님께서 너무 잘 준비를 해왔다고 하셔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현장에서도 자유롭게 '그냥 썬자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이런 식으로 디렉팅을 주셨어요. 덕분에 확신을 갖고 직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욕설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네, 정말! 근데 대본상에는 욕설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다만 준비할 때 캐릭터 특성상 욕설 애드리브가 조금은 있어도 되겠다 싶어서 몇 개 준비를 해간 건 있었어요. 근데 첫 촬영부터 감독님이 '애드리브로 욕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나오는 대로 욕을 막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셔서 준비해 간 거에 추가적으로 막 조합해서 연기했죠. 현장에서 90% 가까이 애드리브로 진행했거든요. 처음에는 어색해서 연습을 진짜 많이 했어요. 조금 익숙해진 뒤에는 제가 역으로 감독님께 '이런 욕은 어떨까요?' 하고 제안도 드렸는데, 감독님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는 '욕 처음 하는 거 아닌 거 같다', '욕을 많이 해봤는데' 이러시면서 감독님도 격려(?)를 해주셨죠. (웃음) 거기에 힘입어 더 거침없이 했던 것 같아요."

Q. '뉴 연플리'나 '열녀박씨' 등에서 보여준 캐릭터와는 또 달랐는데.

"그동안 교복을 입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성격적으로도 썬자는 처음 시도하는 캐릭터였죠. 사실 좀 두렵기는 했어요.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어색하지 않게 이 캐릭터를 잘 표현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죠. 그래도 한편으로는 학생의 이미지를 벗어나서 오유진이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렜어요."

Q. 동료 경태 역할로 등장한 김기리와 호흡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막 장난도 치시고 엄청 편하게 해주시더라고요. 썬자랑 경태 사이에서는 오래된 케미가 보여야 되는데, 덕분에 무리 없이 잘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로 애드리브를 주고받는 게 많았는데, 합의를 따로 안 했어도 티키타카가 잘 맞았어요."

Q. 30분짜리 단편 에피소드였는데, 장편에 비해 몰입에 어려움은 없었나?

"촬영이 진짜 짧았어요. 3일 촬영했거든요. 그동안에 인물의 기승전결을 다 담아내야 되니까 촬영 전부터 캐릭터의 서사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평소 말투나, 경태랑 있을 때의 모습,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 때 행동 이런 걸 다 정하고 현장에서 잊지 않도록 머릿속에 심어뒀죠. 그리고 촬영이 나름 이야기 순서대로 진행된 덕에 몰입에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Q. 썬자는 왜 남자들을 골탕 먹이는 피싱 방송을 하게 됐을까?

"제 생각에 썬자는 원래 많은 관심을 바라는 아이 같아요. 그래서 인터넷 방송을 접하게 됐고, 마침 낚시 콘텐츠가 갑자기 조회 수가 확 터지는 계기가 됐던 게 아닐까요? 요즘 도파민 중독이라고들 표현하잖아요. 그래서 계속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추구하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Q. 썬자는 선과 악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캐릭터라고 생각하나?

"대중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악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몰래카메라를 찍고 사람을 속이는 건 나쁜 거잖아요. 근데 썬자 입장에서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을 못 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남자들도 어쨌든 불법적인 성매매를 하고자 나를 찾아오는 거니까. 내가 이 사람들에게 벌주는 거야, 대신 단죄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을 했을 거 같아요."

Q. 결국은 썬자도 사냥감이 되는 결말. 어떤 메시지가 담겼을까?

"요즘 흉흉한 사건 사고들이 많잖아요. 경각심을 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또 썬자가 본인이 기획했던 방송이랑 비슷하게 다른 사람한테 역으로 당하는 결말을 맞이한다는 면에서, 악한 일을 하면 결국 본인 자신에게 좀 돌아온다는 '인과응보'의 교훈을 주는 게 아닐까요?"

Q. 결말이 충격적이었다.

"썬자의 목이 잘린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더미를 제작했는데, 석고본을 뜨는 데 한 5시간 정도를 걸렸거든요. 처음에 봤는데 '불쾌한 골짜기'처럼 너무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나랑 똑같이 생긴 얼굴을 마주하는 기분이 너무 이상했어요. 석고본을 뜰 때 폐쇄 공포증이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이게 콧구멍만 뚫고 눈, 귀, 입을 다 막은 상태로 아예 움직이면 안 되거든요. 5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있어야 되니까요. 근데 살짝 잠이 들어서 생각보다는 엄청 힘들지는 않았어요. 나름 특별한 경험이었죠."

Q. '타로' 등장인물 중 욕심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버려주세요' 에피소드에서 덱스 씨가 연기한 '배달 킹' 역할이요. 아무래도 배달 기사분들이 남자분들이 많으시잖아요. 그래서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배달 업계에서 톱이 된 '배달 퀸'으로 표현하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 외에 평소에 하고 싶었던 역할은 사이코패스 캐릭터예요. 연기적으로 보여드릴 게 많을 것 같고, 전작들에서는 텐션이 높고 밝은 캐릭터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반전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요."

Q. '뉴 연플리'에서 1300 대 1 경쟁력을 뚫고 주연 발탁된 적도. 오디션에서 주목받는 비결은?

"처음 들어갈 때부터 그 캐릭터가 돼 들어가려고 해요. 첫 이미지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오디션도 정말 짧은 시간 동안에 저를 보고 이 역할에 맞는지 판단을 하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배역이 주어지면 그 배역이 돼서 들어가려고 노력해요."

Q. 배우가 선택받는 직업이다 보니까 열정과 기다림 사이 괴리감도 있을 것 같다.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그런 감정이 들죠. 과거에도 한 번 그랬던 경험이 있고요. 근데 그 감정에 빠지면 저만 너무 힘들더라고요. 요즘에는 조금이라도 힘들 때는 밖으로 나가요. 사람들을 만나면 안 좋은 감정들이 많이 사라지더라고요. 제가 좀 텐션이 높아요. ENFP거든요. 평소 쉴 때도 저는 항상 밖을 나가서 친구 만나는 걸 좋아해요. 쉴 때는 항상 약속을 잡는 편이에요. 최고의 방법인지는 모르지만, 최선의 방법인 것 같아요."

Q. 목표가 있다면?

"'믿고 보는 배우'요. '오유진이 이 작품에 나온다? 무조건 봐야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칸 영화제에 가는 꿈이 있었는데, 이번에 절반 정도 이루기는 했어요. 제가 직접 가지는 않았지만 '타로'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았거든요. 언젠가 칸 레드 카펫을 밟는 게 목표고, 그게 이뤄지면... 그다음은 수상까지 가는 걸 목표로, 그런 높은 꿈이 있습니다."

[사진 = WNY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