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새 작품 공개 1시간 만에 도난당해

런던의 한 건물 위성안테나에 그린 ‘울부짖는 늑대’ 작품 사라져

복면을 쓴 사람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페컴에서 건물 지붕 위에 설치된 뱅크시 작품을 뜯어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기반의 그라피티 예술가 뱅크시가 새로 공개한 작품이 약 1시간 만에 도난당했다고 BBC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뱅크시는 이날 런던 남부 페컴 라이 레인에 있는 한 건물 위 위성안테나에 달을 향해 울부짖는 늑대 그림을 그리고, 이 이미지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이번주 들어 네 번째로 내놓은 신작이다.

이 위성안테나는 공개 1시간여 만에 사라졌다. 뱅크시 홍보팀은 “작품이 도난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BC가 구글 지도로 확인한 결과 이 위성안테나는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것이 아니었다. 뱅크시가 그림을 그린 위성안테나를 새로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난 순간을 목격한 시민 톰 켈로는 BBC에 “복면을 쓴 사람들이 사다리를 갖고 왔다. 한 사람이 지붕 위로 올라갔고 다른 두 사람은 사다리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은 내가 휴대전화로 자신들을 찍자 약간 짜증을 냈다. 한 명이 내 옆구리를 발로 찼고 다른 한 명은 내 전화기를 지붕에 던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목격자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런던 경찰은 “아직 용의자를 붙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뱅크시가 지난 5일 이후 공개한 네 번째 작품이다. 뱅크시는 이번주 들어 런던 거리에 매일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남기고 있다.

BBC는 뱅크시의 동물 연작이 이번 주말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뱅크시는 세계 곳곳에 메시지를 담은 벽화를 남겨 명성을 얻었다. 주로 SNS에 작품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해당 벽화가 자신의 작품임을 알린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