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치매노인 찾은 수색견 ‘야크’…부산경찰청장 표창
실종된 치매 노인을 발견해 생명을 살린 경찰견이 공포패를 받았다. 계급장 수여가 기대됐으나 불발됐다. 경찰견은 계급이 없고 관련 규정이 없어서이다.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은 9일 실종 치매노인을 발견한 수색견 ‘야크’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3시30분쯤 부산 동래구에서 치매를 앓는 A씨(70대)가 집을 나갔다. A씨의 부인이 외출 후 귀가해 보니 남편이 사라진 것을 알았고 밤새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날 일찍 112에 신고를 했고 경찰의 수색이 시작됐다.
경찰은 주거지 인근 150여곳의 방범용·사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영상을 분석해 동선을 추적했다. A씨가 27일 밤 10시15분 금정산 산성로로 걸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기동대, 형사 등을 동원해 등산로 주변을 수색했다. 수색 4일째인 31일 오후 1시에는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수색견 야크도 투입했다.
다음날인 1일 오전 6시쯤 금정산 중턱에서 A씨의 슬리퍼가 발견됐고, 이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하던 중 7시40분쯤 야크가 숲속에서 탈진 생태로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병원으로 후송 후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야크는 2022년 8월 시민 2명의 머리를 둔기로 때리고 산으로 도주, 숲속에서 은신 중인 살인미수 피의자를 추적, 검거하기도 했다.
야크는 이번 실종 치매노인 구조 공적과 지난 3년간 41회 출동해 10여건의 중요사건 해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공로패를 받았다. 다섯 살짜리 수컷으로 2021년 4월 전문 훈련소에서 입양됐으며, 경위 2명이 조련사(핸들러)이다.
야크는 벨지앙 말리누아(일명 말리노이즈) 종이다. 이 종은 셰퍼드와 비슷하게 생겼고, 영리하고 길들이기 쉬워 경찰견으로 쓰인다. 특히 발달한 후각 능력을 활용해 고유의 냄새를 인지시켜 인적·물적 증거물을 검색하고 수집하는 수색구조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수색구조견은 2012년 과학수사에 최초 도입돼 범인 검거, 실종자 수색, 산악 및 수상 구조 등 장애물이 많은 환경이나 어두운 곳, 물속 등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장소의 긴급 상황에서 활동하고 있다. 도입 초기 7개 시경찰청 7마리에서 현재 15개 시·도경찰청 29마리로 늘었다.
야크가 실종자 수색에 공로를 세우자 한 때 계급장 수여가 기대됐으나 불발에 그쳤다. 관련 근거가 없기 때문이었다. 대구경찰청이 2019년 장기짝 이름에서 본뜬 5개(장견, 차견, 포견, 마견, 상견)의 ‘경찰견 계급’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경찰견에게 계급을 수여했으나 눈길끌기용 일회성 시책에 그친 적이 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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