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곧 떨어진다” 부동산PF 신속처리 하기로 했는데 ‘속도조절’ 난감[머니뭐니]

2024. 8. 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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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5월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방안을 발표하고 추진 중인 가운데, 처리 속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회의 당시에 김 위원장은 "부동산PF 사업장 중 진행이 너무 되지 않고 있는 사업장은 한 번 정리를 할 때가 됐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을 했지만, 업계는 대부분 PF 처리 수위를 두고 금융위(온건)와 금감원(강경)간의 시각차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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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 금융리스크 점검회의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이견
경·공매 주기 단축 여전히 고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지난 5월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방안을 발표하고 추진 중인 가운데, 처리 속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받고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반등이 나타나자, 앞서 추진하던 신속한 구조조정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전 금융권에 PF사업장 처리지침을 배포하면서 9일까지 계획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이 보낸 ‘PF 사업장 구조조정안’에 대해 아직 결론짓지 못했다.

최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거시·금융전문가들과 함께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해 PF 부채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해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동산PF 처리방안에 대한 각계 의견이 모아졌는데, 참석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견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다.

의견을 가른 것은 바로 부동산 PF 처리 속도다. 금감원은 ▷부실 부동산 PF 사업장 6개월 내 정리 ▷3개월 이상 연체된 사업장의 경·공매 처분 ▷경·공매 주기 1개월로 단축 등 강도 높은 PF 연착륙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특히 강경한 입장의 전문가들은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브리지론 단계의 사업장을 빠르게 정리할 것을 주장했다고 전해진다. 이 사업장들은 대부분 지난 2021년 기준금리가 0%대였던 당시 비싼 값을 주고 산 땅들이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인하된다고 해봤자 사업성을 회복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기다리는 사이 이자만 더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PF 사업장 처리 속도를 조금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가 임박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 자율을 쥐어주면 곧 알아서 PF 사업장들의 사업성이 살아날 거라는 낙관론이 이들의 주장이다.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대로 세게 밀어붙일 경우에는 건설사들이 도산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부동산 공급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장에서는 최근 거시경제 환경이 바뀌자, PF 처리 속도를 늦춰달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저축은행 업계는 최근 강도 높은 PF 처리방안 대신 자율성을 더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당국에 전달했다.

[금융위원회]

실제 금융위 내부에서도 이같은 ‘온건파’적인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회의 당시에 김 위원장은 “부동산PF 사업장 중 진행이 너무 되지 않고 있는 사업장은 한 번 정리를 할 때가 됐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을 했지만, 업계는 대부분 PF 처리 수위를 두고 금융위(온건)와 금감원(강경)간의 시각차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PF 처리방안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금감원이 금융권에 배포했던) 경·공매 주기 단축 등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4년 3월 말 금융권의 PF대출 잔액은 전체 134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본PF 단계의 사업장이 116조8000억원, 브리지론이 17조4000억원에 해당한다. PF대출의 금융권 연체율은 3월 말 기준 3.55%를 기록했는데, 특히 브리지론 사업장들의 연체율이 다시 10.14%를 찍으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앞서 각종 토지담보대출, 그리고 새마을금고의 PF 사업규모를 합치면 국내 PF 사업장 규모는 23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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