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굳은 북한 방철미…"곤란한 상황 같아서" 임애지 '배려' 빛났다

이은 기자 2024. 8. 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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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복서 임애지(25·화순군청)가 '3위' 아쉬움에 잔뜩 경직된 북한 복서 방철미(30)에 따뜻한 배려를 보였다.

임애지와 방철미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54㎏급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사람은 4강까지 진출했으나 임애지는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 방철미는 창위안(중국)에 각각 패해 동메달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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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복서 임애지와 북한 방철미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 가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복서 임애지(25·화순군청)가 '3위' 아쉬움에 잔뜩 경직된 북한 복서 방철미(30)에 따뜻한 배려를 보였다.

임애지와 방철미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54㎏급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복싱은 준결승에서 패한 두 선수에게 모두 동메달을 수여한다.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뉴스1


두 사람은 4강까지 진출했으나 임애지는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 방철미는 창위안(중국)에 각각 패해 동메달이 확정됐다. 이날 결승전으로 금·은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 후 시상식이 열려 비로소 동메달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동메달에 임애지 이름이 먼저 호명된 후 메달을 받았다. 임애지는 두 손을 번쩍 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반면 곧이어 메달을 받은 방철미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다른 선수들의 이름이 불릴 때도 임애지는 박수로 축하했지만 방철미는 묵묵히 서 있기만 했다. 시상식 후 이어진 '셀피 타임'에서 임애지는 휴대전화를 든 채 메달을 들고 활짝 웃어 보였지만 방철미는 부동의 자세를 유지했다.

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시상식에서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뉴스1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도 방철미는 잔뜩 굳은 모습이었다.

방철미는 동메달 소감을 묻자 "이번 경기대회에서 1등을 하자고 생각하고 왔지만, 아쉽게도 3등밖에 쟁취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더 말할 듯하던 그는 결국 말을 잇지 않고 입을 닫았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묻는 말에도 "올림픽은 다른 경기대회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도 "하지만 결과는 내가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방철미는 임애지와 함께 동메달 단상에 오른 소감을 묻자 "선수로서 같은 순위에 선 것은 다른 것이 없다. 다른 감정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방철미는 또 '집으로 돌아가면 동메달을 걸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도 "내가 바라던 것이 아니니까 별로 그렇게 소감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임애지와 방철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친분을 쌓아온 꽤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으나 이날 분위기는 싸늘했다. 방철미가 잔뜩 경직된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임애지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 가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시상식을 마친 뒤 북한 방철미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임애지는 북한 선수와 동메달을 딴 소감에 대해 "(남북이 함께 메달을 따) 보기 좋았다. 저 역시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다음에는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상식 후 방철미와 나눈 이야기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임애지는 한참 침묵한 끝에 "비밀로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방철미의 경직된 모습을 지켜본 임애지 나름의 '배려'였다.

임애지의 말이 끝난 후 방철미와 임애지의 눈이 마주쳤고, 방철미는 미소를 보였다고 한다.

임애지는 기자회견 전 믹스트존(공동 취재구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날 방철미를 친근하게 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는 (철미 언니가) 먼저 말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곤란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가만히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먼저 내색하면서 다가가면 오히려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티를 내는 거니까, 더 다가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방철미의 상황에 따라 조심스럽게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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