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도 美 보조금 혜택… 경쟁력 떨어진 韓 음극재 투자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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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이 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 유예까지 겹치면서 국내 음극재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유일 음극재 생산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음극재 증설 계획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음극재 진출을 선언했던 기업들은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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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이 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규제 유예까지 겹치면서 국내 음극재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유일 음극재 생산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음극재 증설 계획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음극재 진출을 선언했던 기업들은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당 음극재 평균 가격은 천연흑연 5달러, 인조흑연 4.5달러로 집계됐다. 2년 전 고점과 비교하면 천연흑연 음극재 가격은 약 50%, 인조흑연 가격은 약 30% 하락한 수치다.
글로벌 음극재 시장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주원료인 흑연 광산이 많고 인건비와 전기료가 싸기 때문이다. 전체 음극재 생산량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87.5%에서 작년 92.6%까지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는 음극재가 총 23만9000톤(t)가량 출하됐고, 점유율 1~8위는 모두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국내 유일 음극재 생산 기업 포스코퓨처엠은 9위를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분기에 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4.8% 감소한 수치다. 음극재 부문만 보면 매출 503억원, 영업손실 159억원이었다. 인조흑연 가격 하락으로 재고분의 평가손실 186억원이 반영된 영향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2026년 음극재 생산 목표를 기존 22만1000t에서 11만3000t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중국산 음극재가 여전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생산 능력을 키워도 당분간 수요가 뒤따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의 정책도 음극재 투자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5월 발표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최종안에 따르면, 음극재 주원료인 흑연은 2026년까지 FEOC(해외우려기업) 예외 소재로 지정됐다. 단기간에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배터리 제조사들은 2026년까지 중국산 음극재를 사용해도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음극재 분야 진출을 선언했던 국내 업체들은 아직 구체적인 설비 투자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6월 일본 음극재 및 전해액 생산업체 미쯔비시케미컬과 합작회사(JV)를 설립해 차세대 음극재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나, 아직 후속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에코프로 역시 올해 초 음극재 분야에 진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개발 수준에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다.
업계는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라도 국내 소재 기업들의 음극재 생산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천연흑연의 97.2%, 인조흑연의 95.3%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2년 뒤면 중국산 음극재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임에도 인건비, 전기료 등에서 중국과 경쟁하기 어려워 투자 유인이 줄고 있다”며 “향후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음극재 투자 및 생산에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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