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탄고 대통령’에서 ‘포항의 소금 같은 존재’를 꿈꾸게 된 민상기 “포항 DNA가 무엇인지 와보니 알겠다” [이근승의 믹스트존]
“포항 사람 다 됐네요”란 말에 민상기(32·포항 스틸러스)가 웃었다. 민상기는 “포항 모든 구성원이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아주 잘해주셔서 원래 이 팀에 있던 사람처럼 생활 중”이라고 말했다.
민상기는 수원 삼성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민상기는 수원 유소년팀(매탄고등학교)에서 성장해 2010년 프로에 입문했다. 민상기는 수원 유소년팀에서 성장해 프로에 입문한 최초의 선수다. 수원 팬들은 민상기를 ‘매탄고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민상기는 2024년 여름까지 수원에 몸담았다. 민상기가 팀을 떠나 있었던 건 군 복무 시절과 부산 아이파크로 임대를 떠났던 2023시즌 후반기뿐이었다. 그런 민상기가 2024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수원을 떠나 포항으로 이적했다. 민상기의 프로 인생 첫 이적. 7월 10일 강원 FC전에선 포항 유니폼을 입고 리그 데뷔전도 치렀다.
Q. 요즘 어딜 가나 ‘정말 덥다’는 얘길 많이 합니다. 선수들은 더 힘들 듯한데요. 선수들이 느끼는 올여름 더위 어떻습니까.
찜질방에서 운동하는 느낌입니다(웃음). 지난해 여름을 부산에서 보냈는데요. 포항의 여름이 부산보다 더 더운 것 같습니다. 습하고 찌는 듯한 날씨를 이겨내는 게 중요한 여름이에요.
Q. 이런 날 뛰면 어떤 느낌인가요.
해탈하고 뜁니다(웃음). 모든 선수가 덥고 힘들잖아요. 이럴 때일수록 한 발 더 뛰는 팀이 이깁니다. 항상 이런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을 위해 훈련장에서부터 온 힘을 다하려고 해요. 잘하겠습니다.
Q. 포항 사람 다 된 것 같은데요. 포항 생활엔 잘 적응했습니까.
이제 익숙합니다. 포항엔 이전부터 가까이 지냈던 선수가 많아요. 처음 왔을 때부터 팀에 적응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죠.
(김)종우, (백)성동이 등과 이전부터 가까웠어요. 팀에 합류한 뒤엔 모든 구성원이 잘 대해줘서 두루두루 친해진 것 같습니다. 포항에 합류하기 전부터 이 팀은 ‘가족적인 분위기의 팀’이란 얘길 많이 들었거든요. 포항에 합류해 보니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프런트, 팬 모두가 민상기란 선수가 원래 이 팀의 일원이었던 것처럼 잘 대해주세요. 감사한 마음입니다.
Q. 포항 이적 후 리그에선 1경기를 소화했습니다. 7월 10일 강원전이었는데요. 이후엔 출전 기록이 없습니다.
강원전이 포항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였죠. 리그에서 처음 풀타임을 소화했어요. 강원전을 마치고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이 있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종아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약간의 통증이 있었죠. 잠시 재활 파트로 빠져서 종아리 회복에 온 힘을 다했습니다. 구단에서도 많은 신경을 써주셨어요. 그 덕에 통증이 싹 사라졌습니다. 언제 투입되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준비하고 있어요.
Q. 포항은 K리그에서 역사가 아주 깊은 팀입니다. 팬들의 열정도 대단한데요. 포항 스틸야드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환상적입니다(웃음). 포항 팬들은 열정이 대단하세요. 포항 팬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팀에 대한 프라이드가 아주 강합니다. 그게 느껴져요. 포항 팬들을 마주하면서 포항 팬들이 정이 참 많으신 분들이란 것도 느낍니다. 휴식일에 포항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포항 팬들을 마주하곤 하거든요. 그때마다 반갑게 인사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따뜻한 팀이란 걸 느껴요.
축구 인생 첫 이적이잖아요. 처음엔 걱정과 기대가 공존했습니다. 이적을 택하기 전까진 수원이란 팀을 떠난다는 걸 상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포항이란 팀으로 이적했을 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겠느냔 걱정을 했습니다. 저는 수원에서만 축구를 배웠잖아요. 포항에서 새로운 축구를 배우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새로운 환경,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배우는 것들도 많고요. 한 사람으로서도 한층 성장한 이적인 듯합니다. 이제 경기력으로 보여줄 일만 남은 것 같아요.
Q. 포항으로 이적하면서 이것만큼은 꼭 이루겠다고 잡아둔 목표가 있을까요.
포항 이적 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에요.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팀이 나아가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포항은 K리그1, 코리아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팀입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힘써야죠. 특히나 프로에 데뷔한 이후 K리그1에선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어요. K리그1 우승컵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Q. 수원에서 포항과 여러 번 맞붙었잖아요. 수원에서 바라본 포항은 어떤 팀이었습니까.
포항이란 팀은 항상 강했어요. 축구계가 시즌 전 ‘어렵다’는 전망을 내놔도 변함없이 높은 위치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는 팀이었습니다. 늘 궁금했어요. ‘포항은 대체 어떤 팀일까’란 궁금증이 있었죠. 포항만의 문화가 있더라고요. 몇몇 선수가 빠진다고 해서 무너지지 않는 문화. 새로운 선수들이 포항의 시스템에 맞춰 경기를 준비하고 승점을 따내는 문화요.
제가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게 아니어서 모든 걸 알진 못할 거예요. 다만 팬들처럼 포항이란 팀이 주는 힘도 있어요. 포항 선수들은 팀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거든요. 어떤 팀과 맞붙어도 주눅이 들지 않고 우리만의 축구를 펼칠 수 있는 힘. 강한 팀을 상대로도 ‘우리는 포항이다’란 마인드로 부딪히고 승점을 따내는 힘이 있습니다. 이 팀에 더 깊이 녹아들고 싶어요.
Q. 포항에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포항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이 되고 싶습니까.
수원에 있을 땐 늘 역사 속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었어요. 포항에 오고 나선 조금 바뀌었습니다. 포항에선 팀이 필요로 할 때 묵묵히 제 역할을 해줬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소금 같은 존재랄까. 소박한 소망을 안고 매 순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정말 잘하고 싶어요(웃음).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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