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에 대출 문턱 높인 인뱅…공격적 영업에 건전성 ‘한계’ 직면 [머니뭐니]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감소세…인뱅 대출 문턱 높아져
건전성 악화에 위험비용↑…인뱅 연체율 시중은행 3배
“인뱅 성장세 꺾이나” 가계·기업대출 전부 대출 확대 ‘한계’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경력 3년차에 접어든 자영업자 A씨는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을 신청했다. 대출 과정이 간편하다는 지인의 추천에 의해서다. A씨는 신용점수 980점에다 매출 등락도 크지 않아 무난히 대출을 받을 수 있거라 생각했지만, 심사 결과는 ‘부결’이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사유를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는 “결국 다른 시중은행을 통해 5.7%의 비교적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며 “인터넷은행의 기준이 이렇게 높은 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공격적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하던 인터넷은행들이 최근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전반적인 시장금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개인사업자대출에서만 금리 인상 추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빠른 속도의 개인사업자대출 확대로 건전성 악화 현상이 가속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인터넷은행 중 연체율이 가장 높은 토스뱅크에서 유독 뚜렷한 금리 인상 추세가 나타났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올 2분기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취급한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6.71%로 1분기(6.38%)과 비교해 0.3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 6.75%까지 올랐던 사업자대출 평균 금리는 1분기 중 소폭 줄어들었다가, 다시금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과 반대 양상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2분기 취급한 개인사업자대출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5.52%로 1분기(5.7%)와 비교해 0.18%포인트 줄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 상승세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4분기(6.02%)와 비교해서는 약 0.5%포인트가량 감소한 추세다.
이같은 현상은 개인사업자대출에서만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 2분기 취급한 가계신용대출(서민금융 제외) 평균금리는 2분기 기준 5.88%로 1분기(6.14%)와 비교해 0.26%포인트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은행채 금리 등 준거금리가 지속해서 줄어들었기 때문에 대출금리 하락 추세가 자연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각 사별로는 토스뱅크의 대출금리 상승세가 눈에 띈다. 토스뱅크가 2분기 취급한 개인사업자대출 월별 평균금리는 8.64%로 1분기(7.54%)와 비교해 1.1%포인트 급등했다. 지난 4분기 7.72%였던 평균금리는 올 1분기 들어 0.18%포인트가량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금리가 치솟으며 관련 상품 취급 이후 최고치(분기 기준)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분기 개인사업자대출 평균금리가 5.93%로 1분기(5.84%)와 비교해 0.09%포인트가량 소폭 늘었다. 케이뱅크 평균금리는 같은 기간 5.75%에서 5.55%로 0.2%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 평균 인하폭(0.33%포인트)과 비교하면 금리 하락세가 더뎠다.
대출 문턱을 통과하는 이들이 줄어들며 자산 규모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도 금리 상승 추세가 가장 빠르게 나타난 토스뱅크의 올 1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조6995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7503억원)과 비교해 508억원(2.9%) 감소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당행은 개인사업자 대출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고 있고, 만기 연장 차주가 신용 등급이 하락해도 거절보단 금리 조정을 통해 최대한 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평균 금리에 영향을 주었으나 포용금융을 실천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독 인터넷은행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이 어려워진 것은 여타 은행에 비해 건전성 악화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출금리 산정 시 기타 영업비용과 함께 부실채권 처리 등 위험관리비용을 반영한다. 특정 상품에 대한 건전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금리에 반영돼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실제 인터넷은행 3사의 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유독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은행 3사의 1분기 말 기준 평균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62%로 5대 시중은행 평균(0.44%)을 크게 웃돈다. 각 사별로는 토스뱅크 연체율이 3.07%로 1년간 2.21%포인트 올랐다. 케이뱅크 또한 같은 기간 1.09%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연체율의 경우 0.64%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과 함께 가계대출 중심의 수익구조 개편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늘린 결과다. 인터넷은행 3사의 올 1분기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3조8967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3372억원)와 비교해 66.7%가량 늘었다. 부실채권 규모 또한 3339억원에서 4784억원으로 42.3%(1445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여신 포트폴리오 확대 및 수익성 향상을 위해 중장기적인 개인사업자대출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가계대출을 위주로 영업해 온 인터넷은행에 대한 공급 축소 압박이 커지고 있다. 가계·기업대출 성장 모두에서 제동이 걸리며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심지어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에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하기로 했다. 이 경우 기업대출 건전성 관리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진 데다,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가 악화하면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보증서담보대출을 확대하고 관련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는 등 관리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 셀러 미정산 사태의 여파도 건전성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1분기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가 취급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3조8967억원) 중 온라인 쇼핑몰 셀러 등을 포함한 도소매업의 비중은 31.9%(1조2439억원)에 달한다.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중 도소매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35.4%로 전체 업종 중 가장 컸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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