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성희롱 피해 여성직원에 “정신병자 X년” 모욕 정황 “가해자와 한편”
[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퇴사자 B씨가 어도어 민희진 대표에게 받은 피해를 고백했다.
B씨는 8월 8일 오후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7월 31일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계정에 올린 해명문에서 B 여직원으로 언급된, 민희진 대표가 ‘썅년’, ‘정신병’ 등 여러 쌍욕으로 칭한 그 B"라고 말문을 열었다.
B씨는 "민희진 대표님이 A임원과의 카톡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그거 말 나와봤자 쟤 사이코되서 자기 신세 조지는게 됨, B가 그렇게 용기 있다고?”), 맞습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고 용기없는 일반인입니다. 수십년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스타 프로듀서이자 언론 대응에 노련한 한 회사의 대표님을 일개 직원이었던 제가 상대한다는 것은 정말 미치지 않고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굉장히 무섭습니다"고 털어놨다.
민희진은 최근 성희롱 피해 신고를 접수한 여성 직원을 욕하고, 가해자로 지목된 A씨를 두둔했으며 역고소를 부추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민희진은 7월 29일 법률대리인 세종을 통해 "해당 성희롱 건은 3월 16일부로 하이브 인사위원회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한 건”이다. 법률과 인사, 홍보 등에 대해 하이브에서 직접 세어드서비스를 하는 상황에서 본인들의 판단을 뒤집고 다시 이 건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민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갑자기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민희진은 "직원이 참석한 자리는 2월 1일 부임 이후 업무 파악을 위해 만들어진 자리였으며 해당 직원도 참석에 동의했다. 당시 식사 자리는 문제없이 마무리됐다. 이슈가 됐던 사건(사내 성희롱)은 해당 직원의 퇴사 사유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희진은 양 측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했고, 갈등을 조율하려 애썼다며 "동시에 HR 절차의 개선, 투명성 제고 등 보다 나은 제도 운영을 위한 제안을 하이브에 했다. 해당 사안은 두 직원이 쌓인 오해를 화해로 마무리한 사건으로, 과거에 종결된 사안이 다시 보도돼 해당 당사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B씨 입장은 달랐다. B씨는 "그러나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한 것에 더해,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제가 아니며 카톡도 짜깁기라는 등 수많은 거짓말을 재차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 이 글을 남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B씨는 "두 회사나 언론사들로부터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한채 상처만 남은 상황에서 최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오해와 억울함을 풀기 위해 글이 조금 길어질 수 있을 것 같고, 여러 사안을 다뤄 두서없을 수 있지만 끝까지 읽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내용이 길어 포스트로 한번에 올리기 어려워 이미지로 공유합니다"며 상세한 추가 입장을 이미지들을 게재했다.
B씨는 "민희진 대표 측이 매사 누구도 진실의 왜곡과 짜깁기를 당해선 안 된다고 했으면서 진실을 짜깁기라 말할 뿐더러 퇴사한 직원이 퇴사 이후 보낸 사적 카톡 대화 내용까지 마음대로 자신을 위해 사용했다. 그래서 이런 평생 쓸 일 없을 것 같던 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어도어에서 A씨 직속 부하로 근무하던 기간 가장 문제된 성희롱성 발언뿐만 아니라 각종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다 3월 2일 퇴사 의사를 먼저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후 3월 6일 회사에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 3월 16일 신고 처분 결과를 공유받고 3월 21일 퇴사했다. 전 A씨의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부당한 지시와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 충분한 근거 자료와 함께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희롱 피해에 대해 "드러나지 않은 문제된 성희롱성 발언이 이뤄진 40분간의 대화에서도 '남자 둘이 밥 먹는 것보다 어린 여자 분이 있는 게 분위기도 좋고 낫다'라는 구린 성차별적 언행과 생각을 전했으며 A가 토요일에 한 업무 지시 카톡에 제가 1분 만에 즉각 답변하자 왜 A 임원 본인이 업무 카톡을 보낸 몇십초 사이, 민희진 대표가 단톡에서 카톡을 보냈는데 자신의 카톡에서 바로 답변해 혼란스럽게 하냐고 혼내는 등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훈계와 지적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B씨는 "아쉽게도 하이브는 조사 후 징계를 할 정도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다만 A 행동이 부적절했음은 확실하니 민희진 대표에게 A에 대해 '엄중한 경고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제가 겪은 고통을 고작 '엄중한 경고'로 마무리하려는 하이브 조치가 너무 가볍다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회사를 떠날 상황에서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아 그냥 참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런데 민희진 대표는 A에 대한 엄중 경고 조치를 취하는 것마저 거부했다고 들었다. 최근에서야 알게 된 건 민희진 대표가 제가 신고를 한 당일부터 조사가 끝나고 나서까지 적극적으로 A씨 혐의 없음을 주장했고, 그 과정에서 제게 온갖 '미친 년이네, '인실 좆이네' 하는 선 넘은 모욕을 일삼았다는 거다. 대표로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문제점을 짚고 넘어가기보다 저의 신고를 무효화하기 위해 저를 '일도 개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짤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각을 짜서 몰아갔다는 것이 충성을 다한 직원으로서 서럽다"고 덧붙였다.
B씨는 "퇴사 후 A씨와 만나보라며 나름의 중재 노력, 다시 A씨와 일해보라며 독려한 건 이해하는 바이나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사과 한 줄 없이 지난 과오가 씻겨내려가는 건 아니다"며 "재직 시절 절 이렇게까지 궁지로 몰아넣은 민희진 대표가 해명문에서 대표자로서 중립, 최선의 중재 운운하며 솔직하지 못한 발언을 하는 데에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조용히 있던 제가 튀어나올 정도로 인간적으로 크게 실망한 지점은 민희진 대표님이 여태까지 비판하던 짜깁기와 왜곡, 동의 없는 카톡 공개를 하고, 디스패치 기사의 욕설 대상도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거나, 제 퇴사 이유와 맥락을 이용하며 거짓말을 온 대중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님 말마따나 한 때 같이 일한 사람에게 잘못한 사실이 있으면서도 되레 이를 이용하고 미안하다는 사과 한 줄 없었다는 것은 너무한 일"이라고 말했다.
B씨는 "대표님이 진정으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으로 중재했다고 하실 수 있나. 대표로서 공유받은 신고 내용을 가해자 A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A의 이의 제기 내용을 제안하고 검토해주며 가해자인 A와 철저히 한편이었다. 조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표와 임원이 편을 먹고 신고를 은폐하고 신고자를 모욕했던 상황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뤄졌을지도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B씨는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 인사팀에 항의할 당시 제가 일을 못해서 보복성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게 프레임을 짜기 위해 온갖 증거를 모으려고 애썼다. 민희진 대표는 절 '썅년', '싸이코 정신병자', '미친 년', '인실 좆 먹이'라며 온갖 욕과 폭언으로 짓밟고 모욕했다. 가해자 A에게는 변호사를 선임해 무고죄로 고소하라고 부추기고 본인 지위를 이용해 제 신고가 무효화되도록 백방으로 노력했다"며 민희진과 A씨의 진심 어린 사과를 기다릴 것이며 잘못 알린 사실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알렸다.
B씨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민희진이 어떤 2차 입장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한편 민희진은 4월 25일 어도어 모기업 하이브로부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에 민희진은 4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분 구조상 경영권 찬탈이 불가능하며 배임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민희진은 7월 9일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약 8시간 25분 동안 첫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 측은 조만간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희진과 하이브는 배임 혐의와 별개로 여러 사안에 대해 첨예한 의견 대립을 이어가며 법적 분쟁 중이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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