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형석 테크핀레이팅스 대표 "더존뱅크 엔진역할하겠다"
"CB접근 못했던 중소기업에 포용금융 실현"
기업 컨설팅 등 프리미엄 구독경제 서비스 구상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모델이 기업을 분석하고 AI(인공지능)가 작성한 보고서를 연말이면 볼 수 있습니다"
우량한 중소기업에 신용 등급을 부여해 금융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테크핀레이팅스가 본격적으로 신용평가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CB(기업신용평가)사들과는 달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해 이들이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옥형석 테크핀레이팅스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자신의 신용평가 정보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컨설팅 등도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 구독경제 사업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년 후면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5년 준비 끝에 탄생한 테크핀레이팅스
테크핀레이팅스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를 획득하고 기업 CB 시장에 진출했다. 2020년 신용정보법 개정 후 이 분야 신규 사업자 등장은 처음이다.
테크핀레이팅스는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기업 정보와 AI 기술력을 활용한다. 여기에 신한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의 자본 참여로 시중은행 금융 노하우와 전업 보증보험사 기업 신용보증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이 테크핀레이팅스 출범 준비를 본격화한 것은 2022년 7월부터다. 이보다 앞서 방대한 기업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은 15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옥형석 대표는 "2009~2010년부터 더존비즈온은 기업 정보의 디지털화 작업을 시작했고 신한은행이 이 부분을 눈여겨 봤다"며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 중소기업 폭을 넓히자는 신한은행의 철학과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에 진출하고자 했던 더존비즈온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위로부터 신용등급제공업 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서울보증보험이 합류했다. 해당 사업을 영위하려면 금융기관이 지분 51%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까닭이다. 현재 테크핀레이팅스 주주 구성은 더존비즈온 46%, 신한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이 각각 45%와 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옥형석 대표는 "보증보험사들도 우리가 추구하는 정보를 원하는 부분이 있었고 서울보증보험은 연간 100만건 이상 매출채권 보험 계약을 체결하는 곳이라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정보로 중소기업 시장 공략
테크핀레이팅스가 기존 CB사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방대한 기업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월별 혹은 분기별 최신 재무자료를 통해 신용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게 테크핀레이팅스의 무기다.
옥형석 대표는 "기존 CB사들은 보통 1년에 한 번 나오는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기업을 평가하기 때문에 그 해 재무자료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면 전년 자료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테크핀레이팅스는 해당 기업의 결산이 끝나지 않아도 월별, 분기별 재무자료가 있어 금융사에 대출 연장이나 한도 확대 등의 판단이 가능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크핀레이팅스는 이미 구축한 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기업 정보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할 수 있다. 기업들에 제공할 신용평가보고서는 AI가 작성한다.
옥형석 대표는 "고객사가 신용등급 평가를 요청하면 해당 기업 정보를 가져와 분석해 평가 등급이 나오고, 보고서는 AI가 작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상태로 연말이면 해당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며 "이 부분은 디지털화 된 만큼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저렴하게 제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신용평가 정보는 고객사가 원하면 언제든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고객사의 경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구독경제' 사업으로 안착시키겠다는 게 옥 대표의 구상이다.
옥형석 대표는 "상품에 가입한 고객사는 언제든 신용평가 정보를 열람해 등급 추이를 확인할 수 있고 제출용 보고서가 필요할 때만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도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해선 "가령 고객사의 신용등급은 안정적인데 거래처를 분석했더니 위험 요인이 발견됐다면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이 프리미엄 서비스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존뱅크 엔진 역할…포용 금융 실현
더존비즈온은 현재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더존뱅크)를 준비하고 있다.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의 합작사인 테크핀레이팅스는 인터넷은행을 위한 과정 중 하나다.
신용평가사 설립이 최종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하는 옥형석 대표는 테크핀레이팅스의 정보가 인터넷은행의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옥 대표는 "신한은행 뿐 아니라 기존 은행들은 내부적으로 등급 기준 등 타이트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테크핀레이팅스가 만든 정보를 모두 채택할 순 없을 것"이라며 "기업금융 전문 전문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테크핀레이팅스 정보를 갖고 기업금융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크핀레이팅스는 그 동안 신용평가 정보가 없어 금융을 이용하지 못했던 중소기업 시장을 공략해 이들에게 등급평가 기회를 제공하는 만큼 포용 금융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옥 대표의 설명이다.
옥형석 대표는 "은행 시스템에선 등급이 나오지 않지만 테크핀레이팅스 정보 분석을 통해선 상위 1% 기업이라고 평가 받는다면 금리 인하나 대출한도 증액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300만개의 중소기업 중 1%만 혜택을 봐도 3만개의 기업이 정당하게 신용등급 평가를 받는다면 국가적으로도 경제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막 사업에 뛰어든 옥형석 대표는 테크핀레이팅스를 2년 후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안착시키겠다는 목표다.
옥 대표는 "신용평가 사업은 석유화학단지처럼 설비(시스템)만 구축하면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오는 구조"라며 "초기 2~3년에 사업 축을 구성하면 이후에는 영업이익을 거두고 기업 가치도 2000억원 이상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옥형석 대표는 신한투자증권에서 디지털전략부와 원신한추진부 등을 거쳐 디지털전략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본부를 이끌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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