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주담대 금리 네번 올릴 때 '한번' 올린 하나·농협은행…왜?

강지수 2024. 8. 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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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행 두 달새 4차례 금리 높였는데 '한 번' 인상
상대적으로 높았던 금리에 주담대 총량 감소 영향
타행 '줄인상'에 주담대 하단 최저 수준으로…부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주문에 따라 은행들이 한 달새 최대 1%포인트까지 주담대 금리를 높이는 등 수차례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반면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금리를 0.2%씩 한 차례 인상하는 데 그치며 금리 인상 행렬에서 다소 벗어나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지난달부터 거의 매주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일부터 현재까지 주담대 금리를 총 세 차례(총 0.63%포인트) 높였다. 지난달 29일에는 갈아타기(대환)·다주택자 주담대를 제한하는 '강수'를 뒀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총 네 차례(총 0.7%포인트) 주담대 금리를 올렸고 우리은행 또한 지난달부터 오는 12일 인상까지 한 달새 총 네 차례(총 1.0%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선다.

반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1일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 감면금리 폭을 0.2%포인트 조정하면서 금리를 인상한 이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 또한 지난달 24일 주택담보대출 주기형·혼합형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한 차례 인상하는 데 그쳤다.

타행 대비 높았던 금리…대출잔액 '감소'

이처럼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타 시중은행과 큰폭으로 차이난 데는 이들 은행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주담대 수요를 조절해 왔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앞서 다른 은행들이 주담대를 확대하기 위해 가산금리 등을 낮추면서 주담대 금리 경쟁에 나서 왔다"라며 "그동안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곳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주요 5대 시중은행이 지난 7월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신규 주담대 평균 금리는 농협은행(3.83%)이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3.75%)이 그 다음으로 높았다. 이밖에 신한·우리은행(3.68%), 국민은행(3.60%) 순이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지난 7월 말 주담대 잔액도 전월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농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전월대비 0.21%, 하나은행은 0.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민(2.05%), 신한(2.69%), 우리은행(2.08%) 주담대 잔액은 모두 늘어났다.

주담대 수요 지속…상대적으로 낮아진 금리 부담

다만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담대 수요가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타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상하는 사이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 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현재 금리를 유지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

8일 기준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3.106~5.62%를 기록했다. 이 중 하나은행의 금리 하단은 3.106%로 은행권 중 가장 낮았고, 농협은행의 금리 하단은 3.22%로 그 다음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단 기준으로도 하나은행이 은행권 중 가장 낮은 3.506%을 기록했고, 농협은행은 5.62%로 가장 높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 횟수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향후 계획은 정해져 있지 않다"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타행 동향 등을 살피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가계대출 금리 인상에 따른 손님 이자비용 부담 증가를 고려해 금리조정 외에 여신 심사 강화 등의 정책을 통해 가계대출 규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라며 "은행 간 금리 차이 등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향후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특별한 금리 인상 계획은 없다"라며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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