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없는 카카오의 승부수…“카톡 아닌 별도앱으로 판 뒤집는다”
톡비즈·인공지능, 먹거리로 낙점
“전사적 자원 집중 투입할 것”
비핵심 사업 정리도 속도낼 듯
카카오 2분기 매출 2조 역대최대
영업익은 18% 늘어 1340억원
비핵심 사업을 솎아내고 미래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AI 등 핵심 사업에 전사적 역량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당장 올 하반기에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AI 서비스를 기존 카카오톡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CA협의체 공동의장)는 8일 열린 카카오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을 카카오톡과 AI로 정의했다”면서 “하반기부터 전사적 리소스를 톡비즈(카카오톡 기반 광고·커머스 사업) 성장 재가속과 AI를 통한 새로운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이날 신규 AI 서비스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정 대표는 “하반기 카카오만의 강점이자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첫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AI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신규 서비스 명칭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사용자가 AI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현재 준비 중인 서비스는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장 반응을 보며 빠르게 대응하고자 카카오톡 내부에 구현되는 것이 아닌 별도 앱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올 하반기 중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통해 앱 품질 검증과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6월 카카오브레인 인력을 흡수한 이후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본사에 신설하며 관련 분야를 재정비했다. 카나나는 AI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는 카나나 엑스와 서비스에 필요한 모델 측면을 지원하는 카나나 알파로 나뉘어 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카나나는 현재 오픈채팅용 AI 솔루션을 비롯해 다수의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그동안 준비해온 각종 AI 기능은 연내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에 순차적으로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프로젝트별 특성과 개발 진도, 수익화 가능성에 따라 카카오톡 같은 기존 서비스에 기능을 붙이거나 별도의 앱 등 출시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카나나 엑스와 카나나 알파를 중심으로 카카오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투자를 집중하기보다는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서 이용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더 빠르게 출시하면서 수익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려 한다”고 말했다. 자체 모델 경쟁력에 무게중심을 두기보다는 다양한 모델을 활용한 AI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또 카카오는 2분기 카카오와 카카오브레인을 합한 AI 관련 비용은 3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의 본사 통합 이후) AI 서비스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고 전반적인 비용 효율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감소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정 대표는 “2분기 카카오톡의 국내 MAU는 4893만명을 기록하면서 견고한 활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용자 체류 시간 역시 확고한 수준으로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와 록인(체류) 효과에 변동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채팅탭 외에 다른 지면에도 고르게 방문할 이유를 제공하면서 카카오톡 자체의 방문 빈도를 높여 광고나 커머스에서 추가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본사가 미래 사업 핵심 키워드를 구체화하면서 카카오그룹 전반의 비핵심 사업 정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 대표는 그룹 계열사 매각이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 “현재 카카오 본사뿐만 아니라 그룹 내 모든 계열사가 각자 사업 핵심과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카카오톡 플랫폼이나 시대의 거대한 흐름인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범수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불구속 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정신아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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