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뻔하지만 괜찮아 [OTT리뷰]

최하나 기자 2024. 8. 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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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다.

그렇지만 간단한 성별 반전으로 신선함을 더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웃음 포인트로 중무장한 '크로스'다.

다만 '크로스'는 그 뻔함을 성별 반전으로 살짝 비껴갔다.

강무와 미선 캐릭터는 설정만 놓고 보면 뻔하지만, 성별이 반전돼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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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뻔하다. 그렇지만 간단한 성별 반전으로 신선함을 더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웃음 포인트로 중무장한 ‘크로스’다.

9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감독 오승욱)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황정민)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염정아)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클리셰 덩어리다. 정체를 숨기고 살고 있던 전직요원이 거대 사건을 마주하고, 가장 가까운 지인(배우자 혹은 가족, 친구)과 협력해서 이를 해결해 나가는 뻔하디 뻔한 스토리다.

다만 ‘크로스’는 그 뻔함을 성별 반전으로 살짝 비껴갔다. 강무와 미선 캐릭터는 설정만 놓고 보면 뻔하지만, 성별이 반전돼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집안일을 하며 아내를 내조하는 강무의 모습이나, 여타 사내들보다 더 걸걸한 포스로 범죄자를 때려잡는 미선의 모습이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빌런의 반전 정체도 중반부에 이르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기는 한다. 그렇지만 이 빌런도 ‘박장군’이라고 불리는 것과는 다른 본체를 내세움으로 인해 식상함을 탈피했다. 특히 영화 ‘관상’의 이정재 등장신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박장군’의 정체가 밝혀지는 신은 배우의 어마어마한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렇다고 계획 없이 성별 반전을 꾀한 것은 아니다. 성별 반전으로 인해 생긴 빈틈을 또 착실히 채워준다. 일례로 미선에게 성별과 나이에 따른 한계를 어느 정도 보완해 줄 무기를 쥐어준다거나, 후반부 총격신을 납득시키기 위해 사격선수 출신이라는 빌드업을 쌓는 등 개연성에도 꽤나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무엇보다 편안하고 소탈한 모습의 황정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크로스’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몇 년간의 작품을 통해 봐 왔던 것과는 다르게 평범한 사람의 얼굴을 한 황정민의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여장부의 모습을 한 염정아의 연기는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정말 미선 같은 형사가 있을 것 같은 현실감으로 몰입감을 더한다. 여기에 전혜진도 팔색조 같은 매력으로 ‘크로스’의 클라이맥스를 이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은 넷플릭스로만 이 작품을 봐야 한다는 점이다. 다 함께 극장에서 봤으면 터졌을 소소한 웃음 포인트들이 1인 가구 시청이 많은 OTT에서는 얼마나 유효할지 의문이다.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시청하는 것을 추천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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