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여행 상품 환불은 대체 언제…애타는 소비자들
카드협회 "법에 따라 처리…결제 취소 해당되는지 따져보는 중"
금융당국 "소비자원, 조정이 원칙…카드사·PG사 자발적으로 나서야"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여행 환불이 네이버페이는 되는데, 신용카드는 안 되고 있다. 법치국가에서 이게 말이 되는 일인가? PG사, 여행사 모두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한다. 금감원, 금융위 모두 자기 일이 아니라고 소비자원에 떠넘기고 있다."
"저는 이번 건 해결이 완료 되면 신용카드 다 없앨 계획이다. 신용거래라는 게 위험해진 세상인 것 같다. 매번 PG사를 확인할 수도 없지 않나. 온라인 거래도 못 믿을 듯 싶다."
'티메프'(티몬·위메프)의 일반 상품 환불이 이르면 9일 완료될 것으로 에상되는 가운데, 여행 상품 환불은 페이사들에서만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9~10월은 돼야 결과가 나올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절차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카드업계·PG업계가 여행 상품 환불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정부와 금융당국의 역할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채팅방에서 티메프(위메프·티몬) 여행 상품 구매 후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신용카드·PG사에 대한 불만을 잇따라 쏟아냈다.
현재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3대 간편결제사는 여행 상품을 포함해 선(先) 환불에 나선 것과 달리 카드사·결제대행업체(PG사)들은 여행 상품과 관련해 환불을 보류한 상태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네이버페이에서 23만5000원의 여행 상품을 환불받았다.
그는 "네이버페이로 7월28일에 민원을 제출했고, 30일에 환불 2건 중 1건이 완료됐다. 그 후로 매일 매일 나머지 한 건 취소글을 올리고 증명 스샷을 올렸는데 8월4일 마지막 재검토 답변글 이후로 오늘 취소됐다. 다들 빠른 시일 내 환불 처리 되시길 빈다"고 말했다.
PG사와 카드사는 현재까지 40억원 규모의 일반 물품 대금을 환불 처리했지만, 여행 상품과 관련해선 환불을 해 주지 않고 있다.
PG사들은 여행상품·상품권과 관련해선 환불 의무가 없다는 입장으로, 계약 당사자인 여행사가 전자상거래법 내 서비스 이행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G사들은 일반 상품과 달리 여행상품의 경우 여행이 시작되지 않았거나 여행사가 대금 정산을 받지 못했더라도, 여행 확정과 함께 여행사와 소비자 간 계약이 이미 성립됐다고 주장한다.
또 상품권 역시 핀(PIN) 번호가 발행돼 소비자에게 전달됐으면 상품권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판매절차가 끝났다는 점에서 PG사가 아닌 상품권 발행사가 환불을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여행사와 상품권 업체는 티메프로부터 정산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환불을 해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는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 환불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여신금융협회는 PG사가 여행상품과 상품권에 대해 환불할 의무가 있는지 법리검토에 착수했다. 여신전문금융거래법에 따라 이들 사례가 결제 취소에 해당되는지를 따져본다는 취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행 같은 경우 표준계약서 외에도 특약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계속 보강해 의뢰하다 보니 진행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절차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티몬·위메프 피해 소비자 환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PG사와 카드사 간) 손실 분담방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면서도 "상품권·여행상품은 신용카드사, PG사, 발행사, 여행사가 협조해 환불절차를 진행하고, 소비자원 분쟁조정도 병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원 분쟁 조정이 이제 시작됐다. 조정 절차를 기다려야 한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면서도 "머지포인트 사태의 경우 분쟁 조정을 하면서, 환불도 함께 해 줬다. 카드사, PG사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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