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덥고 힘들어요"…과천 비닐하우스촌 '꿀벌마을' 사람들
유영규 기자 2024. 8. 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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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인 길 모(72) 씨는 반바지에 러닝셔츠만 입은 채 자신의 방 가운데에 놓인 선풍기에 의지해 한낮 무더위를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이날 과천시 자연재난팀은 꿀벌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휴대용 선풍기 20대를 지급했습니다.
이승구 시 자연재난팀장은 "꿀벌마을 주민들이 사는 방은 대부분 무허가 시설이어서 전기도 농업용 전기가 들어오는 등 열악하지만 여기 말고는 갈 곳이 없는 분들이 많다"며 "시 차원에서 지원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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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천 꿀벌마을
8일 오후 2시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일대 비닐하우스 거주자들이 모인 꿀벌마을에 사는 윤 모(73·여) 씨의 10평 남짓한 집은 왼편에 놓인 냉장고 주변으로 옷더미, 가재도구, 잡동사니 등이 널브러져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폭이 70㎝ 정도 되는 하나뿐인 창문 밖으로 또 다른 비닐하우스가 바짝 붙어 있어서 창문을 열어도 바람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가건물을 방 세 칸으로 나눠 방마다 한 가구씩 입주해 있는데, 윤 씨도 방 한 칸을 얻어 10여 년째 혼자 살고 있습니다.
가건물 위를 비닐이 덮고 있어서 며칠째 이어지는 폭염이 불러온 열기는 빠질 곳 없이 방 안을 맴돌며 윤 씨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꿀벌마을 주민자치회장 조 모 씨는 "가건물이 오래돼 비가 많이 오면 샐 우려가 있고 겨울에는 추위를 막는 효과가 있어서 대부분 비닐을 걷어내지 않고 산다"고 전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윤 씨는 무릎이 아파서 무더위쉼터에도 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머뭅니다.
윤 씨는 "선풍기 한 대로 버티고 있는데 너무 덥고 아프고 힘들어서 죽기 직전"이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웃인 길 모(72) 씨는 반바지에 러닝셔츠만 입은 채 자신의 방 가운데에 놓인 선풍기에 의지해 한낮 무더위를 견뎌내고 있었습니다.
2017년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다는 그는 체념한 듯 "덥지만 익숙해졌다"며 "오늘만 산다는 심경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대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모여 살며 조성된 꿀벌마을에는 현재 400여 세대 650여 명이 주민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이날 과천시 자연재난팀은 꿀벌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휴대용 선풍기 20대를 지급했습니다.
오늘(9일)부터는 2리터짜리 얼음 생수를 2천400개 지원하고 대형 선풍기도 몇몇 가구에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이승구 시 자연재난팀장은 "꿀벌마을 주민들이 사는 방은 대부분 무허가 시설이어서 전기도 농업용 전기가 들어오는 등 열악하지만 여기 말고는 갈 곳이 없는 분들이 많다"며 "시 차원에서 지원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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