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 8부 능선 올라간 클라이밍 서채현…'모리 넘어라'
(파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서채현(20·서울시청·노스페이스)의 등반은 이제 8부 능선까지 왔다.
마지막 고비만 넘기면, 이제까지 올라갔던 어떤 산보다 높게 느껴졌던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다.
서채현은 우리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 15분에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결선에서 7명의 선수와 메달을 놓고 겨룬다.
콤바인 결선은 먼저 볼더링 경기를 치르고, 오후 7시 35분부터는 리드 경기까지 소화한 뒤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한국 여자 스포츠클라이밍 간판 서채현은 앞서 열린 볼더링 준결선에서는 44.2점으로 13위에 그쳤다가 주 종목 리드에서 72.1점(4위)을 획득해 합계 116.3점, 전체 8위로 결선 막차를 탔다.
서채현의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여자 콤바인 세계 랭킹은 4위로 메달권에 닿아 있다.
4.5m 높이의 문제 4개를 해결해야 하는 볼더링은 세계 18위, 15m 높이의 인공 암벽을 등정하는 리드는 세계 3위다.
서채현은 파리 올림픽 준결선에서는 완벽하게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훨씬 좋은 경기력이 기대된다.
서채현은 8일 준결선을 마친 뒤 "준결선은 결선에 올라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지만, 결선은 메달 생각은 잠시 잊고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이자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 서종국 감독이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등반을 즐겨라'라는 말에 가까워진 것이다.
여자 클라이밍 절대 강자 야냐 간브레트(슬로베니아)는 이번 대회 최고의 기량과 컨디션을 뽐낸다.
간브레트는 현재 IFSC 여자 볼더링 세계랭킹 1위, 리드 2위, 콤바인(볼더링+리드) 1위를 달린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초대 금메달리스트이며, 이번에 대회 2연패를 노린다.
간브레트는 이번 대회 준결선에서도 볼더링 99.6점, 리드 96.1점으로 두 부문 모두 만점(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어 합계 195.7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준결선 2위인 제시카 필츠(오스트리아·156.9점)와는 40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제까지 업적이나 현재 기량 모두를 고려해도, 큰 실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간브레트의 우승이 유력하다.
준결선 2위 필츠, 3위 브룩 라부투(미국·155.8점) 모두 만만찮은 상대이고, 4위를 한 모리 아이(일본·150.1점)는 서채현의 국제대회 라이벌이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서채현을 밀어내고 콤바인 여자 금메달을 획득했던 모리는 서채현과 마찬가지로 볼더링에서 약점을 보이고, 리드에서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모리는 파리 올림픽 콤바인 볼더링 준결선에서는 54.00점으로 11위에 그쳤으나 리드에서는 96.1점으로 간브레트와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종합 순위를 4위까지 끌어 올렸다.
서채현은 결선에서 비슷한 유형의 선수인 모리와 메달을 놓고 겨룰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한 조건은 볼더링에서 최소한 두 문제는 해결해 50점을 넘기고, 주 종목 리드에서 거의 완등에 가까운 경기를 펼쳐야 한다.
선수들은 4문제가 출제되는 볼더링에서 각자만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해 톱을 찍으면 25점을 획득할 수 있고, 하이존(10점)과 로존(5점) 등 부분 점수도 있다.
서채현은 앞서 준결선에서는 한 문제만을 해결했고, 나머지 세 문제는 부분 점수를 얻었다.
리드에서 고득점에 성공한다고 가정했을 때, 결국 볼더링의 문제 해결 능력이 메달 색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채현은 메달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모리 아이 선수와 야냐 (간브레트) 선수가 잘한다. 결선까지 왔으니까 손에 피가 나더라도 자신 있게 시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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