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적의 재활' 박주효의 눈물…"심리적으로 완쾌 못해"

김덕현 기자 2024. 8.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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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시울이 붉어진 박주효

역도 국가대표 박주효(27·고양시청)는 군 복무 시절 허리를 심하게 다쳐 '장애 5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역도를 포기하라"고 권고하는 의료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주효는 의사가 '최소 3년'이라고 예상했던 재활 기간을 '1년'으로 줄였고,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습니다.

이어 지난 4월 태국 푸껫에서 열린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남자 73㎏급 경기에서 인상 150㎏, 용상 195㎏, 합계 345㎏을 들어 5위를 차지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 진출권도 따냈습니다.

기적처럼 바벨 다시 든 박주효는 한국 시각 오늘(9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73㎏ 결선에서 인상 147㎏, 용상 187㎏, 합계 334㎏을 들면서 7위를 기록했습니다.

극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결과는 아쉬웠습니다.

용상 3차 시기에서 196㎏을 시도하다가 바벨을 등 뒤로 떨어뜨린 뒤 박주효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3위를 차지한 디미트로프 안드리프(불가리아)의 합계 기록은 344㎏(인상 154㎏·용상 190㎏)이었습니다.

박주효가 4월 IWF 월드컵에서의 합계 345㎏을 들었다면, 동메달도 딸 수 있었던 터라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박주효는 "경기 직전 워밍업할 때 몸 상태가 정말 좋았다. 안 좋을 때 버릇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런데 그 버릇이 인상 경기를 할 때 또 나와버렸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이어 "용상을 준비할 때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머리가 아팠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두통이어서 너무 당황했다"며 "정신을 붙잡고 용상 2차 시기 187㎏을 들었는데, 3차 시기 196㎏은 들지 못했다. 대체, 왜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두통을 느꼈는지 나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먹였습니다.

박주효는 중학교 때까지 야구 선수로 뛰었지만, 집안 사정으로 역도로 전향했습니다.

야구에 미련은 남았지만, 곧 역도 선수로서의 재능을 뽐냈습니다.

고교 3학년 때 역도 국가대표가 됐고, 2019년에는 파타야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7위에 올랐습니다.

2021년 군 복무 중 당한 허리 부상 탓에 한동안 바벨을 잡을 수 없었지만, 박주효는 재활 훈련에 매진하면서 역도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박주효는 "수술 후에 허리를 완전히 숙일 수 없는 상태에서 바벨을 들기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척추뼈 4번과 5번 사이에 핀이 박혀 있다. 수술 부위에는 문제가 없는데 다른 부위에 통증을 느끼면 내 마음이 무너져 버린다"며 아직 심리적으로는 완쾌하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파리 올림픽만 바라보면서 달렸기에 이날의 결과가 박주효에게 더 허무하게 다가왔습니다.

박주효는 "파리 올림픽만 바라보며 웃고 울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지금은 바벨을 보고 싶지도 않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허탈함에 바벨을 보기 싫다고 했지만, 박주효는 "사실 며칠만 쉬어도 바벨을 잡고 싶어진다"며 "아마도 며칠 만 쉴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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