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안타 레전드 허무한 시즌 마감… FA 시장 안 나간다면, 동행 자격은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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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키움 감독은 한 선수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부상자들이 많아 힘겨웠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선수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키움으로서는 한숨이 나오는 타격이다.
그러나 이용규도 키움에서 현역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마흔에 시장에 나가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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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한 선수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부상자들이 많아 힘겨웠는데,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선수가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불행이었다. 공에 맞아 발가락이 부러졌다.
키움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9)는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러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SSG 선발 드류 앤더슨의 커브에 오른발을 맞았다.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한 이용규는 고통스러워했다.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살폈고, 이용규는 천천히 1루를 향해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큰 부상이 아닌 줄 알았다.
하지만 이미 경기에 뛸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용규는 후속 타자의 볼넷 때 2루에 간 뒤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홈으로 달리는 게 아니라, 병원으로 직행했다. CT 촬영 결과 오른발 세 번째 발가락에 골절이 발견됐다. 홍원기 감독은 한 차례 더 검진이 예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첫 진단에서는 회복에 5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재검 결과까지 봐야겠지만 명백하게 보이는 골절이 오진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골절의 경우 보통 그 정도 재활 기간을 잡아야 한다. 이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까지 생각하며 정규시즌 종료까지 복귀가 어렵다. 홍 감독은 “시즌아웃”이라는 말을 꺼냈다. 키움 전력의 또 큰 타격이다.
장재영과 로니 도슨이 차례로 쓰러진 상황에서 어쩌면 이용규는 마지막 보루였을지도 모른다.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0.306, 출루율 0.429를 기록 중이었다. 콘택트도 좋았고, 무엇보다 출루율이 놀라웠다. 원래 공을 끈질기게 보는 타자이지만, 만 39세 시즌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성과였다. 선구안이 좋은 선수인데 자동 볼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그 장점이 더 살아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60경기에서 기록한 볼넷만 31개였다.
그러나 이번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접었다. 키움으로서는 한숨이 나오는 타격이다. 이용규는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팀 타선에 기회를 열어주는 선수였다. 키움이 대체적으로 팀 내 최고 타자들을 앞쪽에 몰아넣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용규가 출루하면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루트로 이어졌다. 실제 이용규는 올해 1번에서 타율 0.301, 9번에서 타율 0.323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이제 그 이용규마저 팀 전력에 없다.
이번 부상으로 내년 거취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이용규는 원칙적으로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자격 신청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지난해에도 자격을 얻었지만 결국 그 자격을 포기하고 팀과 연봉 계약을 했다.
만약 신청한다면 이번이 세 번째 FA라 C등급이 된다. 보상 선수가 없다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이용규도 키움에서 현역을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마흔에 시장에 나가는 것에 대한 위험 부담도 분명하다. FA보다는 팀과 다시 계약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 높아 보인다.
키움으로서는 이용규가 은퇴를 선언하지 않는 이상 당연히 잔류를 시킬 가능성이 크다. 올해 성적이 좋았다. ABS 세상에서 괜찮은 타자라는 것도 증명했다. 예전처럼 풀타임 활약은 아니더라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팀 내 리더십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동행 자격은 증명했다. 이용규도 어느덧 내년이 만 40세 시즌이다. KBO리그 통산 2021경기 출전, 2132안타, 그리고 1206득점을 올린 이 역전의 베테랑이 내년 이 기록을 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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