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받은 ‘갤럭시’… 정부 “대북제재 위반 소지” [파리 2024]

채명준 2024. 8. 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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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옹기종기 모여 삼성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1만7000여명 전원에게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8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도 참가 선수들을 위해 선수촌 내 삼성 올림픽 체험관에서 스마트폰을 일괄 수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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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올림픽
후원사 삼성, 전 선수에 ‘Z 플립6’ 지급
외교·통일부 지적… “IOC, 최종 판단을”

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옹기종기 모여 삼성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는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풍경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1만7000여명 전원에게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북한 선수단도 예외는 아니다. 8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도 참가 선수들을 위해 선수촌 내 삼성 올림픽 체험관에서 스마트폰을 일괄 수령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가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혀 결론이 어떻게 날지 이목이 쏠린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유엔 안보리는 결의 2397호 7항에 따라 모든 산업용 기계류의 대북 직간접 공급, 판매,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은 이에 해당하는 결의상 금수품”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도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위반 여부에 대한) 최종적인 답은 IOC에서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 탁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한국의 임종훈(왼쪽), 신유빈(오른쪽 두 번째), 중국 선수단과 셀카를 찍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는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성격의 제품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이 금지돼 있다.

실제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제재 위반을 우려해 북한 선수들에게는 삼성 스마트폰을 귀국 전 반납 조건으로 제공하겠다고 하자 북한이 수령 자체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그간 대북제재 규정에 변화는 없지만 이번엔 조건 없이 북한 선수단에 삼성 스마트폰이 제공된 것으로 보인다. IOC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NOC는 다른 국가올림픽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전화기를 (귀국 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 선수단에 스마트폰을 제공하는 것이 대북제재 위반이 아니냐는 RFA의 질의에 IOC는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선수들에게 지급된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이 최근 해외 중고매매 사이트에 올라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베이에서는 1275∼2500달러(175만∼344만원), 르봉쿠앙에서는 1500∼2000유로(225만∼300만원)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삼성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IOC에 보고했으며 선수들에게 제공된 선물인 만큼 처분은 재량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한 내부 소식통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국가의 선수들에게는 이 휴대전화가 작은 수입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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