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부통령 후보가 ‘친중’?…중 인권 실태 비판 활동 다수
공화당선 ‘공산주의자’ 공격
바이든 ‘강경책’ 계승 예측
35년간 중국과 인연을 이어온 미국 대선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중국의 ‘라오펑유’(오랜 친구)일까, 잠재적인 적일까.
월즈 주지사가 오는 11월 미 대선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자 공화당은 그를 ‘친중’ 인사로 낙인찍어 공격하고 있다. 톰 코튼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서 “월즈는 공산주의 중국과의 35년간의 비범한 관계를 미국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책사’로 꼽히는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도 전날 엑스에서“마르크스주의자 월즈만큼 친중 인사는 없다”고 공격했다.
공화당은 친중 프레임을 씌우고 있지만 톈안먼 민주화 시위, 티베트, 홍콩 민주화 문제 등에서 중국 정부와 반대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중국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톈안먼 시위가 일어난 1989년이었다. 대학 졸업 직후 그는 하버드대의 국제교육 교환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광둥성 포산제1고교에서 1년간 미국 역사와 영어를 가르쳤다. 그는 당시 경험한 톈안먼 시위 진압에 대한 충격을 여러 차례 밝혔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그는 “6월4일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뚜렷하다”면서 “많은 동료 외국인 교사가 프로그램을 그만두고 떠났다”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는 톈안먼 시위 5주년인 1994년 6월4일 결혼식을 올렸고,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해 아내와 ‘에듀케이션 트레블 어드벤처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2003년까지 매년 미 고등학생들을 중국으로 여름 단기 연수를 보냈다.
2006년 연방 하원의원이 된 후 중국 인권 실태를 비판하는 활동에 다수 참여했다. 톈안먼 시위 20주년에는 투옥 시위 참가자들의 처우 환경 조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고, 2017년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중국 정부가 가장 기피하는 인물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홍콩 민주화운동가 조슈아 웡과도 만났다. 뉴스위크는 8일 “월즈가 인권이나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을 강하게 비판했지만, 농업이나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협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중국 웨이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그가 ‘중국을 진짜 이해하고 있는 미국인’이라는 평가나, 부통령이 되면 미·중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2020년 대선 때도 ‘라오펑유’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그도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대중 강경책을 택했다. 싱크탱크인 타이허인스티튜트의 천정 연구원은 8일 남방도시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는 현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계승해 대중 강경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며 “해리스 캠프에 중국을 잘 아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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