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로 신장이식 거부반응 조기 진단···韓 의료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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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 정도의 양으로 말기 신부전 환자의 이식 거부반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김준기 융합의학과 교수와 신성 신·췌장이식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표면강화 라만분광법과 인공지능(AI) 기반 판별 기술을 접목해 신장이식 환자의 혈청에서 이식 거부반응을 조기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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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바이오마커와 AI 기반 판별 기술 접목
신장이식 환자 혈청에서 거부반응 조기진단
피 한 방울 정도의 양으로 말기 신부전 환자의 이식 거부반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김준기 융합의학과 교수와 신성 신·췌장이식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표면강화 라만분광법과 인공지능(AI) 기반 판별 기술을 접목해 신장이식 환자의 혈청에서 이식 거부반응을 조기진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법이다. 투석으로도 신장(콩팥) 기능을 보존하기 힘든 환자는 건강한 사람이나 뇌사자의 신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게 된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성공률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이식 후 거부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존재한다.
신장이식 거부반응은 주로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와 항체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를 진단하려면 지금까지는 장기의 조직 생검이 필수적이었다. 수술이 끝난 뒤 직경 1.5㎜ 정도에 9~12㎝ 길이의 바늘로 찔러 장기의 일부를 떼내 조직염색 화학분석을 시행한 다음 밴프(Banff) 분류법에 따라 등급을 매긴다. 밴프 분류는 형태·분자적 소견을 통합해 이식 거부반응의 진단을 표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침습적인 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하고 출혈 등 합병증 위험도 감수해야 해 부담이 컸다. 거부반응 등으로 신장이 손상되고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혈액을 채취하고 크레아티닌, 혈액요소질소 등으로 신장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었다.
연구팀은 분석 물질의 농도가 낮아도 국부적 표면 플라즈몬 공명 모드로 감도를 높이면 검출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고민감도 조기진단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김 교수 팀은 자체 제작한 금-산화아연 나노입자 기반의 ‘표면강화 라만분광법(SERS·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을 사용했다. 앞서 김 교수 팀은 여러 나노 바이오마커가 생성하는 스펙트럼 패턴을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분석하고 동맥경화와 암 진단 실험에서 높은 신뢰도와 감도를 입증한 바 있다.
신 교수는 신장이식 환자의 샘플을 이식 거부반응이 없는 군, 항체 매개성 거부반응군, T세포 매개성 거부반응군 등 세 그룹으로 나눠 SERS 및 AI 기반의 판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AI 분석 알고리즘인 선형 판별분석(PC-LDA)과 부분 최소제곱 판별분석(PC-PLS-DA)의 정확도는 각각 93.5%와 98.8%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2가지 거부반응이 혼재된 환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추가로 발견했다. AI에 기반한 고민감도 기술로 침습과정을 최소화하면서도 이식 거부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김 교수는 “환자의 혈액에는 여러 요인에 의한 바이오마커들이 존재하며 마커 간 비율도 매우 다양하다”며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SERS 칩과 AI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임상 환자의 샘플에서 신장이식 거부반응을 진단할 패턴을 찾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향후 추가 연구와 검증 과정들을 거친다면 신장이식 환자들이 간단한 혈액검사로 거부반응을 진단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았다. 화학 및 생명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바이오일렉트로닉스’ 최신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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