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우리밀로 구운 ‘빵빵’한 매력에 반하다

황지원 기자 2024. 8. 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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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은 옛날부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벼농사가 잘되는 곳으로 이름을 떨쳤다.

'미원(米院)'에 '쌀 미(米)' 자가 들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당시 미원면 용곡리 이장이었던 김희상 대표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하나로마트가 있던 빈 건물을 빌려 주민 자치 공간으로 활용했다.

이제 미원산골마을빵은 마을 주민에게 명실공히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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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조물 우리 곡물] 충북 청주 미원산골마을빵
밀·사과 등 지역농산물로 제빵
건강한 좋은 재료 입소문 자자
판로 늘며 밀 재배도 증가 눈길
마을주민 새 소득원 자리매김
밀농사를 지으며 미원산골마을빵을 이끌어나가는 김희상 대표가 빵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은 옛날부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벼농사가 잘되는 곳으로 이름을 떨쳤다. ‘미원(米院)’에 ‘쌀 미(米)’ 자가 들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4000여명이 사는 작은 동네에 생긴 빵집 ‘미원산골마을빵’(대표 김희상)엔 청주뿐 아니라 전국에서 손님들이 몰려든다. 이곳에선 쌀과 밀가루는 물론 팥·꿀·사과·마늘·양파 등 부재료도 모두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쓴다.

빵집의 시작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미원면 용곡리 이장이었던 김희상 대표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하나로마트가 있던 빈 건물을 빌려 주민 자치 공간으로 활용했다. 임차료나 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주민 스스로가 벌면 좋겠다고 생각할 무렵 청주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지역특산물인 쌀과 사과로 빵을 만들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제빵을 전혀 몰랐던 마을 주민 5명은 빵 2종의 조리법을 4개월간 배워나갔다. 밀농사를 짓던 김 대표는 내친김에 밀빵도 구웠다.

우리밀과 쌀로 만든 미원산골마을빵의 대표 메뉴인 수제단팥빵(왼쪽부터 시계방향)·오징어먹물치아바타·사과쌀모닝빵.

대표 메뉴는 유기농 ‘청원생명쌀’로 만든 사과쌀모닝빵, 우리밀을 사용한 오징어먹물치아바타와 수제단팥빵이다. 사과쌀모닝빵은 반죽에 청주 사과로 만든 사과즙을 넣어 비타민 등 영양을 풍부하게 했다. 씹을수록 올라오는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빵이다.

오징어 먹물을 넣어 새까만 치아바타빵엔 치즈가 콕콕 박혀 있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빵맛에 식감을 더했다. 수제단팥빵은 수입 팥이 아닌 청주지역 농가가 재배한 것을 쓰고 설탕을 많이 넣지 않아 팥의 맛과 향이 살아 있다. 빵집을 방문한 최진완씨(58·청주시 서원구)는 “처음에는 달지 않은 빵이 어색했지만 좋은 재료로 만든 빵의 매력에 빠져 멀리서도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빵집 덕에 밀 판로가 생기자 농민들도 하나둘 나서서 밀을 기르기 시작했다. 2018년 김 대표가 991㎡(300평)로 시작한 밀농사는 이젠 15농가, 20㏊(6만500평) 규모가 됐다. 200배가 늘어난 것이다. 2021년엔 농림축산식품부 들녘경영체 육성사업, 2023년엔 국립종자원 채종단지에 선정돼 판로가 점점 증가했다. 20㏊ 가운데 15㏊에선 종자원에서 받은 종자를 심어 키우고, 수확한 밀을 다시 종자원에 제공한다. 나머지 5㏊에서 나온 밀은 빵을 만들거나 세종시에 있는 막걸리 공장에 보낸다.

이제 미원산골마을빵은 마을 주민에게 명실공히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 잡았다. 주부나 경력단절여성, 퇴직 공무원 등 마을 주민들은 빵집 덕에 경제활동을 한다. 이곳의 지난해 연 매출은 3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더 나아가 밀을 ‘지역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매년 6월에는 ‘우리밀 페스티벌’을 열어 소비자가 우리밀을 가깝게 느끼게 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밀 재배규모가 더 늘어나면 제분 공장을 세워 1980년대까지 청주에 있던 ‘신흥제분’의 명맥을 잇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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