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우리는 농업이라는 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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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고 농사를 짓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소비자에게 우리의 무엇을 팔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닌 농업이라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농민들이 처음부터 규모의 경제화를 통한 농업적 수익을 목표로 잡기보다는 "내가 어떤 것을 누구에게 팔지"를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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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고 농사를 짓고 있는 것 같다. “농사는 사업이고, 우리 농부는 사업가이다.” 우리는 사업을 운영하듯 농업을 생각하고 있을까?
사업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을 일정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있게 지속적으로 경영함’이다. 농민은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한다. 이를 위해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제품을 홍보하며, 스마트스토어·도매시장·전통시장 등을 이용해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 바로 ‘누구에게 어떤 제품을 팔 것인가?’이다. 농민 대부분은 ‘불특정 다수’에게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업을 계획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농산물을 판매한다는 계획은 필연적으로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즉, 규모의 경제화가 목표가 된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모든 농부들이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소비자에게 우리의 무엇을 팔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들에게 농업의 발전 방향성은 다양하다. 우선 농산물의 생산량을 높이는 방법, 제한된 농산물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 등 농산물에 집중한 사업이 있다. 또한 농업을 통한 크리에이터(가치 창출가), 농업을 가르쳐주는 교육 등 농사 행위 자체를 세분화하는 사업도 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닌 농업이라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 더 개인적인 의견을 더하자면 필자의 글은 주로 청년농민이 대상이다. 농업적 기반이 있는 청년농민도 규모의 경제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농민들이 처음부터 규모의 경제화를 통한 농업적 수익을 목표로 잡기보다는 “내가 어떤 것을 누구에게 팔지”를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지난해에 필자는 농사를 급하게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농산물 생산량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었고, 고추농사 1만6500㎡(5000평)를 짓는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이게 틀린 것은 아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농업을 행할지 충분히 고민한 후에 농업의 방향성을 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급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선조들의 격언처럼 급할수록 돌아가야 함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홍근 청년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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