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두 번째 金 빚어낸 24위 반란, 김유진이 해냈다[파리 올림픽]
올림픽 금메달보다 태극마크가 어렵다던 한국 태권도의 전통이 살아났다. 세계태권도연맹(WT) 랭킹 24위 김유진(24·울산시체육회)의 금빛 반란이 성공했다.
김유진은 8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를 라운드 점수 2-0(5-1 9-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박태준(20·경희대)이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틀 연속 애국가가 파리의 명소 그랑 파레에 울렸다.
한국 태권도가 한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것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여자 57㎏급에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임수정)에서 끊겼던 금맥이 살아났다는 의미도 있다.
또 김유진의 금메달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13번째 금메달로 기록돼 역대 최다인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유쾌한 반란이었다. 올림픽 개막 기준 그의 랭킹은 24위. 이름값이 부족해 입상조차 쉽지 않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우리가 (태권도의) 종주국인데,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을 따름이다.
김유진의 각오는 태권도 특유의 팔각 매트에서 내로라하는 랭커들을 줄줄이 쓰러뜨린 것에서 확인됐다. 16강전에서 5위 하티제 일귄(튀르키예)을 2-0으로 누른 그는 8강전에서 4위인 한국계 캐나다 선수 스카일라 박도 2-0으로 꺾었다. 4강전에선 유력한 금메달 후보이자 1위인 중국의 뤄쭝스까지 2-1로 제압해 자신감을 얻었다.
결승 무대에서 만난 2위 키야니찬데 역시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지만 금메달로 반란의 마침표를 찍었다. 김유진은 1라운드에서 상대 반칙으로 3점을 얻어낸 뒤 몸통 공격으로 2점을 추가해 5-1로 승리했다. 2라운드에선 주특기인 머리 공격과 몸통 공격을 묶어 9-0 승리를 결정지었다.
김유진의 금빛 반란은 험난한 길을 뚫어냈기에 더욱 돋보였다. 나머지 한국 선수들이 WT 랭킹 5위로 파리 직행 티켓을 따낸 것과 달리 그는 대륙별 선발전부터 통과해야 했다. 김유진은 지난 2월 여자 57㎏급 선발전을 거쳐 아시아 선발전 참가 자격을 얻었고, 3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에서 체급별 상위 2명에게 주는 올림픽 티켓을 품에 안았다.
김유진의 장기는 긴 다리로 빠르게 찍어누르는 머리 공격이다. 워낙 키(183㎝)가 크고 몸놀림이 재빨라 피지컬에선 국제 무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최고의 자리를 노리기에는 체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산소 훈련에 매진해 약점을 보완했다. 과거의 김유진을 생각했던 톱 랭커들이 속절없이 무너진 이유였다.
파리에서 애국가를 울린 김유진은 이제 ‘태권여제’의 길을 꿈꾼다. 내년 중국 우시에서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다면, 2028 LA 올림픽까지 2연패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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