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한결같은 성원 당연한 게 아니고 대단한 것” 이창근의 진심 “이 팀을 위해서면 내 모든 걸 바칠 수 있다” [이근승의 믹스트존]

이근승 MK스포츠 기자(specialone2387@maekyung.com) 2024. 8. 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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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은 7월 27일 대구 FC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6월 22일 광주 FC전 2-1 승리 후 7경기 3무 4패. 대전은 올 시즌 K리그1 25경기에서 4승 9무 12패(승점 21점)를 기록 중이다. K리그1 12개 구단 중 최하위다.

대전은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11명을 영입했다. 올여름 K리그1 최다 영입이다. 하지만, 대전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그런 대전에서 변함없이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이가 있다. 수문장 이창근(30)이다. 매 경기 ‘실점이다’ 싶은 걸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막아낸다. 이창근은 “팀이 계속해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며 “더 땀 흘려서 꼭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 사진=이근승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사진 맨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대전하나시티즌이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7월 27일 대구전에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했는데요. 6월 22일 광주전 2-1 승리 후 7경기에서 3무 4패입니다.

팬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온 힘을 다해 뛰고 있는데 결과를 얻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대구 원정이 특히 그랬습니다.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경기였는데... 선수들도 힘이 많이 빠진 것 같아요. 하지만, 주저앉진 않겠습니다. 더 땀 흘려서 꼭 올라가야죠.

Q. 황선홍 감독이 대구 원정을 마친 뒤 어떤 얘기를 해줬습니까.

감독님은 선수들이 실망하지 않게끔 계속 “잘했다”고 해주세요. 대구전 후 라커룸은 감독님 말씀 외엔 없었습니다. 조용했어요. 모든 선수가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랄까. 훈련장에서부터 온 힘을 다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자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니까... 더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기운 내야죠.

Q. 지금 대전에 가장 부족한 게 무엇이라고 봅니까.

그게 무엇인지 우리가 명확히 알아야 하는데... 우리가 그걸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닐까 싶어요. 경기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니까. 팬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휴식기 이후엔 꼭 달라진 경기력과 결과물을 가져다드릴 수 있도록 죽을힘을 다하겠습니다. 더 땀 흘려서 결과를 가져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희망적인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대전이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전력 보강이 많았어요. 새로운 선수들의 합류로 분위기가 달라진 게 있을까요.

프로선수들이잖아요. 다들 오자마자 팀에 빠르게 녹아들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우린 기업구단이에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큰돈을 투자했습니다. 당장 그런 선수가 있다는 건 아니니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걱정을 했습니다.

Q. 편하게 말씀 주세요.

돈에 만족하는 선수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게 아니에요. 여름 이적 시장이 문을 열었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우리 구단은 선수들이 땀 흘린 것 이상의 대우를 해줍니다. 혹시라도 그 보상이란 것에 만족하는 선수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도 우리가 이 팀을 어떻게 지켜왔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해요. 휴식기 이후엔 정말로 달라져야 합니다. 대전은 우리의 자부심이에요. 자부심을 안고 더 뛰어야 합니다.

Q. 대전을 향한 이창근의 마음이 느껴지는 말입니다. 대전 경기를 챙겨보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이창근이 매 경기 어떤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고군분투(孤軍奮鬪)란 표현이 잘 어울릴 듯한데요. 이창근에게 대전은 어떤 의미입니까.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팀. 대전은 제게 현재이고 미래입니다. 제 축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는 대전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는 거예요. 간절한 꿈입니다. 다른 선택지가 있기도 하겠지만 저는 생각이 없어요. 대전에서 더 좋은 기억들을 남긴 뒤 은퇴하고 싶어요. 저는 대전이란 팀을 사랑합니다. 이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저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요.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이창근은 대전 팬들이 가장 믿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팀 성적이 계속 저조한 상태지만 팬들이 선수들에게만큼은 응원의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고 있어요.

얼마 전 인터뷰에서 그런 얘길 한 적이 있어요. ‘대전은 선수들만 빼고 다 준비된 팀’이라고. 우리가 열심히 안 한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요. 그럼 부족한 겁니다. 인정하고 더 땀 흘려야 해요. 팬들에게 정말 죄송한 게 선수들에게 야유를 해도 모자랄 판에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올 시즌 남은 경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죽자 살자 하겠습니다.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에요. 제가 전반전이든 후반전이든 매 경기 45분은 우리 서포터스 앞에서 뛰잖아요. 골키퍼니까. 팬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든든한지 모릅니다. 제가 매 경기 상대 슈팅을 막아낼 수 있는 건 그 팬들의 응원이 있기 때문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동료들에게도 꼭 말하고 싶어요.

Q. 어떤 말이요?

팬들의 응원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말입니다. 팬들이 경기에서 패하는 날에도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에요. 이건 대단한 겁니다. 팬들이 이 무더운 날에도 응원을 해주시니 우리가 조금이나마 더 뛸 수 있는 거예요. 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전보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겁니다. 그 팬들을 위해 다 같이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대전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대전엔 휴식기 이후가 아주 중요합니다.

황선홍 감독께서 7월 27일 대구전을 마친 뒤 “제대로 된 훈련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선수들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큽니다. 휴식기 이후 첫 경기가 8월 10일 수원 FC 원정입니다. 휴식기 이후엔 팬들을 웃게 해드리고 싶어요. 저부터 지금보다 더 땀 흘리겠습니다.

[대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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