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인형 들고 홀로 집 나선 4살···"왜 혼자야?" 시민들 힘모아 무사 귀가

지문 사전등록 안 돼있어 난항
CCTV 분석 끝에 집 위치 확인

사진=서울경찰 유튜브 캡처

[서울경제]

가족이 잠든 사이 집을 나온 4세 아이가 경찰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부모 품으로 돌아간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6일 서울경찰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부모님 잠든 사이 집 나온 4세 아동, 발 벗고 나선 시민과 경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달 20일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한 아이가 곰 인형을 안은 채 홀로 집을 나서는 모습이 보인다. 내복 차림으로 보호자 없이 이동하고 있는 아이는 낯선 풍경에 잔뜩 겁을 먹고 이내 울음을 터뜨린다.

사진=서울경찰 유튜브 캡처

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동네 주민이 아이와 함께 보호자를 기다렸지만 보호자는 오지 않았고, 주민은 결국 아이의 손을 잡고 지구대로 향했다.

주민에게 경위를 들은 경찰은 아이에게 이름, 나이 등을 물었지만 아이는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14세 미만 아동이나 정신장애인의 지문이나 사진, 보호자 정보를 사전에 경찰 시스템에 등록해 실종 시 활용하는 제도인 ‘지문 사전등록’도 등록돼 있지 않았다.

결국 관제센터에서 CCTV로 동선을 추적하는 동안 경찰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을 했고, 아이가 최초 발견된 장소 주변을 함께 돌아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인근 분식집 사장님 또한 이들을 돕겠다고 따라나섰다.

경찰과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수색하던 중, 관제센터 요원은 CCTV 영상에서 아이가 집을 나오는 장면을 찾아내 아이의 집을 특정해내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아이와 함께 곧장 집으로 향했고, 아이를 아빠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아이가 사라져 놀란 아빠는 아이를 끌어안고 경찰과 주민들에게 여러 차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은 부모에게 지문 사전등록 제도를 적극 안내했다고 한다.

사진=서울경찰 유튜브 캡처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