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과도정부, 총리 퇴진 사흘 만에 출범

손기준 기자 2024. 8. 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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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선서하는 유누스 과도정부 최고 고문(오른쪽)

반정부 시위로 총리가 퇴진한 방글라데시에서 정국 혼란을 수습하고 총선을 관리한 과도정부가 출범했습니다.

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빈곤퇴치 운동으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를 수반으로 하는 과도정부 출범식이 이날 저녁 수도 다카 대통령궁에서 개최됐습니다.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사퇴하고 인도로 도피한 지 사흘 만입니다.

모함메드 샤하부딘 대통령이 주재한 출범식에서 유누스 최고 고문(총리격)과 고문 16명이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이들 고문엔 이번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 운동단체 지도부 일원인 나히드 이슬람과 아시프 마흐무드를 비롯, 여성권리 운동가와 대학교수, 전 중앙은행 총재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날 행사엔 각국 외교관과 시민단체 회원, 재계인사, 야권 인사 등 400여 명이 참석했지만, 집권당 아와미연맹(AL) 대표들은 없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신병치료 등으로 파리에 머물다가 과도정부 수반직을 수락한 뒤 이날 오후 귀국한 유누스는 공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위 희생자들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그는 "법과 질서 유지가 우리의 첫 번째 과제다. 우리는 법과 질서를 바로잡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면서 국민적인 협조를 호소했습니다.

과도정부는 국정 혼란을 수습하며 차기 총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차기 총선은 의회가 해산된 지난 6일을 기점으로 90일 이내에 실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선 총리 퇴진 후 방화와 약탈 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부는 이날 과도정부 출범에 맞춰 24시간 내 전국 경찰서의 치안 활동이 재개되도록 지원하겠다며 각종 폭력행위의 엄단을 천명했습니다.

전국 경찰서 대부분은 총리 퇴진 후 군중의 공격을 받아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하시나 전 총리의 아들 사지브 와제드 조이는 이날 인도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방글라데시 민주주의가 회복되면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방글라데시 내 불안정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인도 정부가 방글라데시 민주주의의 신속한 복원을 위한 국제적 압박 여론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하시나 전 총리가 미국이나 영국으로 망명할 것이라는 설을 일축하고 현재 뉴델리에 머물고 있다면서 다음 행동에 대한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방글라데시 일간 다카트리뷴 캡처, 연합뉴스)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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