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세계 5위-4위-1위 꺾고 결승행…남은 건 ‘금메달’

이준희 기자 2024. 8. 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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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으로 파리행 막차를 탄 김유진(23)이 한국 태권도 대회 두 번째 메달을 확보했다.

김유진은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 4강에서 중국 뤄종스(25)를 2-1(7:0/1:7/10:3)로 꺾었다.

김유진은 결승 진출로 최소 은메달을 확정하며 한국에 16년 만의 태권도 여자 57㎏ 메달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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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여자 태권도 57㎏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준결승전에서 한국 김유진이 중국의 뤄종스를 상대로 득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기적적으로 파리행 막차를 탄 김유진(23)이 한국 태권도 대회 두 번째 메달을 확보했다.

김유진은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 4강에서 중국 뤄종스(25)를 2-1(7:0/1:7/10:3)로 꺾었다. 이로써 김유진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게 됐다. 결승전은 한국시각으로 9일 새벽 4시37분에 열린다.

파리까지 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김유진은 대륙별 선발전을 치르며 가까스로 파리행 티켓을 땄다. 그렇게 도전한 생애 첫 올림픽에서 김유진(세계 12위)은 세계 5위-세계 4위-세계 1위를 연달아 꺾으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유진은 이날 자신감이 넘쳤다. 앞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때만 해도 ‘본인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줍어하며 말도 못하던 김유진이 아니었다. 오히려 김유진은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항저우 대회 동메달을 차지하는 등 큰 무대 경험을 쌓으며 자신감이 붙은 듯했다.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김유진(오른쪽)이 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 준결승에서 중국 뤄종스와 맞붙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경기도 시원했다. 김유진은 이날 뤄종스에 맞서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초반부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8강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중요한 점수를 따냈던 김유진은 특히 준결승에서도 경기 시작 1분 만에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얼굴 공격을 인정받으며 3점을 먼저 따냈다. 이어서 김유진은 비디오 판독을 다시 한 번 요청해 3점을 추가로 내며 6-0까지 차이를 벌렸다.

1라운드를 완벽하게 따낸 김유진은 2라운드에서 다소 밀렸다. 뤄종스에게 공격을 당한 김유진은 초반에 0-4까지 뒤졌다. 1-4로 따라잡긴 했지만, 이후 뒤차기 등으로 점수를 노리다가 감점을 잇달아 받으며 1-7로 패했다. 뤄종스가 앞서 경기들에서 1라운드를 내준 뒤 잇달아 2, 3라운드를 따내며 준결승에 오른 터라 김유진 입장에선 긴장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유진은 아주 침착했다. 3라운드 들어 먼저 얼굴 공격에 성공하며 3점을 냈다. 이어서 상대방이 감점을 당하며 1점을 추가한 김유진은 추가 공격을 시도하며 3점을 더 얻었고 7-0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유리한 고지에 오른 김유진은 또 한 번 얼굴 공격에 성공하면서 우세를 잘 지켰고 10-3으로 3라운드까지 따냈다.

김유진은 결승 진출로 최소 은메달을 확정하며 한국에 16년 만의 태권도 여자 57㎏ 메달을 안겼다. 이제 김유진은 16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은 이 종목에서 2000년 시드니 대회(장재은), 2004년 아테네 대회(장지원), 2008년 베이징 대회(임수정) 때 금메달을 땄지만 그 뒤로는 메달이 없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태권도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준결승전에서 한국 김유진이 중국의 뤄종스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유진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선수를 대비해 정말 많이 훈련했고, 다시 이렇게 맞붙게 돼 너무 기쁘고, 마침내 이기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상대의 앞발이 강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황에서 자신의 템포를 살리는 전략이 주요하게 먹힌 것이다. 그는 2라운드를 내어주며 위기에 몰린 순간 “지금까지 운동했던 게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겠다”면서 “여기서 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했다”고도 했다.

김유진은 결승을 앞둔 소감을 묻자 “(올림픽 준비를 하며) 이렇게까지 훈련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힘들게 (훈련)했다”며 “항상 시합을 뛰고 나면 끝에 후회가 남았다. 이번에는 준비도 잘했으니, 나를 믿고 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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