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주는 여자' 한결같은 엄태구, 그래서 더 매력적인 [인터뷰]

김진석 기자 2024. 8. 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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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모험에 가까웠던 로맨스 코미디에 도전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줍은 모습만은 한결같았다. 차분하고도 선한 매력으로 수많은 시청자를 홀린 배우 엄태구의 이야기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JTBC 수목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한 큰 형님 지환과 아이들과 놀아주는 미니언니 은하(한선화)의 반전충만 설렘충전 로맨스 드라마다. 엄태구는 극 중 전직 깡패, 현직 육가공업체 '목마른 사슴' 대표 서지환 역을 맡았다.

첫 로맨스 코미디(이하 로코)에 도전한 엄태구는 모태솔로의 풋풋한 로맨스로 안방에 설렘을 안겼다. 엄태구는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대본이 무해하고 재밌었다.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신 시청자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인터넷에 많은 글이 올라올 때 체감한다. '누아르 금지'라는 반응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라며 기억에 남는 반응을 언급했다.

로코에 도전하는 것만큼 엄태구는 제작발표회 때부터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8개월 내내 쉽지 않았다"라고 입을 뗀 뒤, "현장에서 이렇게 평소보다 몇 배 더 업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대사도 많아서 더 많이 외워야 했다. 민망한 것들을 해야 했는데, 저 때문에 촬영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되니까 어떻게든 해내려고 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엄태구와 한선화의 케미도 극의 활력소였다. 엄태구는 "'구해줘'때 같이 호흡을 맞췄기에 어색한 것 없이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한선화는 집중력과 순발력이 대단한 배우다. 저는 테이크를 잘 못 찾는 경우도 있는데, 한 두번안에 찾아내더라. 워낙 연기를 잘해서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키스신에 대해선 "많이 긴장되고 티는 못 내겠는데, 쑥스러웠던 것 같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그의 첫 로코 연기에 주변도 들썩였을 터. 엄태구는 "형(엄태화 감독)이랑 형수를 만났는데, 형수는 작품을 보고 웃느라 눈물을 닦으시기도 했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신다. 항상 JTBC만 틀어놓으셨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어머니 주변 반응에 대해 묻자 엄태구는 "어머니 주변분들은 제가 뭐만 해도 다 좋아해 주신다"라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심한 성격 탓에 배우라는 직업을 하며 느꼈던 애로사항은 없었을까. 엄태구는 "지금도 편한 건 아니지만, 초반에 더 어려웠다. 많이 깨 보려고 하는 과정들이다. '바퀴 달린 집'의 영향이 컸다. 촬영 후 말을 잘 못해서 속상했는데, 그 모습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더라. 이게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엄태구는 "최근 '조명가게'를 촬영하면서 많이 밝아졌다고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소심한 성격과는 무관하게 엄태구는 "연기는 직업이니까 잘해야 한다. 현타는 중요치 않다. 나중에 봤을 때 괴로운 게 더 힘들다. 그 순간에 진심을 다해야 부끄럽지 않은 것 같다"라고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엄태구는 흔한 메신저 어플도 사용하지 않는다. 문자만 하니 큰 어려움이 없고, 할 말이 있다면 전화를 하는 게 더 편하다고. 엄태구는 "직원들이 불편해하는 경우에는 메일로 받는다"라고 대안을 제시해 웃음을 줬다. SNS 계정도 없었던 상황, 엄태구는 "어떻게 감사함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개설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고, 지난 7일 개인 SNS 개설소식을 알렸다.

그런 엄태구는 방송 모니터를 꼭 두 번 하는 습관이 있단다. 이유는 첫 번째는 불안해서 제대로 못 보고 두 번째에 정신을 차리고 본다고. 엄태구는 '놀아주는 여자'에 대해 "정말 감사한 작품이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계기가 된 작품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소심한 듯 하지만, 자신의 작품을 항상 의문을 갖고 보며 더 재밌는 작품들을 만나고 싶다는 그다. 엄태구는 자신의 맞춤옷 같은 누아르 장르와 로코 작품이 동시에 제의가 들어와도 더 재밌는 작품을 하고 싶단다.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며 작품에 몰입하는 그야말로 천상 배우가 아닐까.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TEAMHOPE]

놀아주는 여자 | 엄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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