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탁구 4강에서 중국에 0-3 완패, 마지막 희망은 동메달 결정전[파리 올림픽]
중국을 넘지 못한 한국 탁구가 동메달 결정전에 대한 희망만 남겼다.
오광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탁구대표팀은 8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4강에서 중국에 매치 스코어 0-3으로 졌다.
전날 남자 단체전 8강에서 중국에 패배한 한국은 설욕을 별렀던 여자 단체전에서도 같은 결과를 받아 들였다.
한국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유승민(현 대한탁구협회장)이 왕하오(현 중국대표팀 감독)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은 이래 개인전과 단체전, 혼합 복식 등을 합쳐 14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열세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혼합 복식 동메달리스트인 임종훈(27·한국거래소)은 “중국은 등록된 탁구 선수가 우리 나라 인구보다 많다”고 말했는데, 그 저변에서 배출된 선수들의 수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중국은 올림픽 개막 기준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1위 쑨잉사와 2위 왕만위, 4위 천멍이 한 팀을 이뤘다. 한국은 ‘삐약이’이라는 애칭으로 사랑받고 있는 신유빈(20·대한항공)이 8위로 가장 높은 순위라 실력차는 부인할 수 없다.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는 14위, 이은혜(29·대한항공)는 44위. 전지희가 그나마 2019년 T2 다이아몬드 싱가포르 대회 8강에서 천멍을 한 번 꺾었을 뿐 중국과 만나면 고개를 숙이는 일이 빈번했다.
그래도 한국 선수들은 “포기는 없다”고 별렀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휴식일을 얻은 7일 삼겹살 회식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던 신유빈과 전지희가 첫 복식을 잘 풀어간다면 분위기를 흔들 수 있다는 희망이 부풀었다. 그러나 오른손(신유빈)과 왼손(전지희)의 환상 조합도 왼손 일색인 중국을 넘지 못했다. 0-2로 끌려가던 3게임에서 11-9로 반격에 나섰으나 4게임 9-9 동점에서 내리 두 점을 내주고 말았다.
지난 6일 스웨덴과 8강에서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던 이은혜 역시 쑨잉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게임 스코어가 0-3으로 되는 사이 이은혜가 따낸 점수의 합이 10점이 안 됐다. 믿었던 전지희까지 중국의 최약체로 분류되던 왕만위에게 힘없이 0-3(3-11 7-11 3-11)으로 졌다.
한국은 이제 10일 오후 5시 동메달 결정전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그 상대는 9일 독일과 일본의 4강전에서 결정된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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