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방패·감시 카메라에 영국 극우 시위 주춤…"끝난 건 아냐"
손기준 기자 2024. 8. 8. 22:18
▲ 4일 로더럼에서 반이민 시위에 대응하는 경찰
영국에서 극우 반이민 시위가 당국의 강경한 대응과 맞불 시위대로 일시적으로 가로막혔지만, 소강 국면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마크 롤리 런던 경찰청장은 8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에 "거리에 경관 수천 명을 배치한 경찰의 무력시위와 지역사회의 단결된 시위가 어려움(극우 폭동)을 물리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날 저녁 영국 전역의 이주민 지원센터 등 100여 곳에서 열릴 것으로 보였던 반이민 시위는 소규모 지역에서만 벌어졌고, 지난달 말부터 1주일간 이어진 폭력 난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극우 시위가 예상된 곳엔 반극우 시위자 수천 명이 몰려 "인종주의 극우 반대", "여긴 우리의 거리"라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일간 가디언은 이를 두고 반인종주의 시위자들이 '인간 방패'를 형성했다고 전했습니다.
전날 예고된 대규모 극우 시위가 없었던 건 폭력 시위자에 대한 신속한 사법처리와 검찰의 테러 혐의 적용 경고, 시위 대응 경찰관 수천 명 배치, 대규모 맞불 시위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으로 보입니다.
스카이뉴스는 전날 시위 가담자 3명에 최고 3년의 징역형이 선고됐고 거리 곳곳의 CCTV와 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 등으로 사후 체포가 대거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억지력을 발휘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8일에도 '고속 재판'은 계속돼 사우스포트에서 폭력 난동에 앞장선 혐의로 기소된 존 오말리(43)와 리버풀 폭력 시위 가담 및 공격용 무기 소지 혐의를 인정한 윌리엄 넬슨 모건(69)에 대해 각각 징역 32개월이 선고됐습니다.
또, 지난 주말 멘체스터에서 폭력 시위를 벌인 혐의로 5명이 기소됐고,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와 잉글랜드 브리스틀 등지에서 폭력 시위 가담 혐의로 여러 명이 체포됐습니다.
다만, 당국은 극우 폭력 사태가 끝났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번 주말에 또다시 시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고 BBC 등은 전했습니다.
다이애나 존슨 영국 내무부 경찰소방 담당 부장관은 스카이뉴스에 "앞으로 며칠 내로 사건이 있을 수 있다는 추가 정보가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티퍼니 린치 경찰연맹 회장도 BBC 라디오에서 신속한 처벌이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폭력 시위가 끝났는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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