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이제 없어지나요?”
[KBS 제주] [앵커]
저출생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고민해보는 기획 순서입니다.
저출생 여파는 학령 인구 감소로 이어지면서 학교 통폐합 문제가 심화되고 있죠,
오늘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목소리를 통해 현실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저는 한림 수원초등학교 6학년 양지유입니다.
우리 학교 전교생은 124명인데요.
우리가 졸업하면 두 자릿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3km 떨어진 바로 옆 학교는 단 2명이 입학해 전교생이 60명을 조금 넘습니다.
지난 4월 우리 학교가 인근 학교와 통폐합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대로 학교가 문을 닫게 될까 마음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마을의 활력소인 학교가 없어지면,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방치된 학교 주변이 지저분해지고 마을이 흉흉해질까 걱정입니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주민들이 전전긍긍하는 이유입니다.
[김한택/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 "해가 갈수록 아이들이 줄어들고 학교가 이제 몇 년 있으면 존폐 위기까지 닥칠 것 같으니까 살아있는 저희들, 나이 든 사람 입장에서는 상당히 마음도 초조하고 가슴이 아플 뿐이죠."]
초등학생이 줄어드는 건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합니다.
제주 부속 섬인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와 한림초등학교 비양분교는 입학생이 단 한 명도 없어 휴교 상태라고 하는데요.
한때 과밀학급 문제를 겪던 원도심의 제주남초등학교는 이제 전교생이 101명으로, 우리 학교처럼 통폐합을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 전체 초등학생 수는 4년 전 4만 6천여 명에서 올해 3만 8천여 명으로 가파르게 줄고, 앞으로 5년 사이 1만 명가량이 더 줄 거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가 5년 뒤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다음 달에 제주 실정에 맞는 적정 규모 학교 추진 계획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세월이 지나도 우리 마을이 지금처럼 활기차고, 후배들이 값진 배움과 추억을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이처럼 어린 학생마저도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는데요.
제주도교육청이 최근 교직원과 학부모 등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학생 수 감소 현상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적정 규모 학교 추진 과정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통학 불편 해소와 이해 당사자의 동의를 꼽았는데요.
현장의 목소리가 과연 어떻게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고준용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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