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되면 직원 월급도 못 준다… TBS “최소비용 20억 지원을” [오늘, 특별시]

김주영 2024. 8. 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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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재정 지원이 끊긴 미디어재단 TBS가 당장 다음 달부터 직원들 월급을 줄 예산도 없다며 자구안을 마련할 때까지 최소한의 지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상황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공영방송사인 TBS가 결국 문을 닫고, 직원들은 전원 해고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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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대표이사 대행 기자설명회
정치편향성 문제로 재정지원 끊겨
인력 감축·무급 휴직 등 비상 경영
“이대론 결국 폐국·전원 해고 우려”
서울시·시의회 향해 긴급지원 호소
“과거 멍에로 남은 직원 고통 안돼
자구안 마련 때까지만이라도 지원”

서울시의 재정 지원이 끊긴 미디어재단 TBS가 당장 다음 달부터 직원들 월급을 줄 예산도 없다며 자구안을 마련할 때까지 최소한의 지원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상황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공영방송사인 TBS가 결국 문을 닫고, 직원들은 전원 해고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성구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대표이사 대행(가운데)이 8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연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은 8일 기자설명회에서 “TBS는 개국 34년 만에 폐국 위기에, 250명의 구성원과 그 가족은 삶의 터전을 잃을지도 모르는 운명에 놓여 있다”며 “시의회에는 TBS가 시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을 부탁드리고, 시는 이러한 고민을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정치적인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분들은 지금 회사를 나갔는데, 남은 직원들이 그 멍에로 인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부조리하다”며 “(편향성과) 관련이 없는 TBS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빨리 멈추고, 긴급한 지원을 추진해달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 산하 사업소였던 TBS는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시 출연기관이 된 뒤 연간 예산의 70% 이상을 시가 주는 출연금에 의존해왔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시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뒤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한 ‘뉴스공장’ 등 프로그램의 정치 편향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시의회에선 TBS에 대한 시 지원을 폐지하는 조례가 통과됐고, 한 차례 지원이 연장된 뒤에도 별다른 출구전략을 찾지 못 했다. 지난 6월부터 지원이 아예 끊겼다. 현재 TBS는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TBS 직원이 360명 규모였으나, 조기 희망퇴직과 자발적 퇴직 등을 통해 현재 250명까지 인력을 감축했다고 이 대행은 전했다. 6월부터는 무급휴가제 시행 등으로 인건비를 25% 절감했고 업무추진비도 아예 없앴다고 한다. 이 대행은 아울러 공공기관·업계 단체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거나 협찬을 받는 등 수익 다각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소상공인·소비자를 위한 경제·금융정보 제공과 재난안전방송 비상체계 유지 등 공익 방송으로서의 의무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BS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TBS의 지배구조를 전환해 민간 투자자를 구하려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이 대행은 설명했다. 그는 “공영방송의 경우 학교법인이나 의료법인처럼 바로 민영화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하더라도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그나마 민간 투자도 회사가 안정된 상태여야 받을 수 있지, 그게 아니면 무얼 믿고 투자를 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이 대행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월 시의회에서 언급한 TBS 민영화 불발시 ‘차선책’에 대해선 “그건 시가 판단할 부분”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이 대행은 전날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에 보낸 공문에서 “9월 이후 방송사 유지가 불가해 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며 “20억원의 재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와 관련해 “배수진을 친 것”이라며 “지금 사태가 얼마나 위급한지, 그런 사태가 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하려 보낸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행은 “연말까지 50억원 이상이 필요한데 20억원은 정말 최소한”이라며 “저희가 최대한의 노력과 비용 절감을 통해 그 정도만 있으면 버텨보겠다는 간곡한 표현”이라고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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