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안전한 거주를 지원합니다”…수원 전입청년 단기숙소 ‘새빛호스텔’
하루 요금 4천원, 1일~3개월 거주... 동행매니저 등 여러 혜택도 풍부
윤정아 씨(가명·24)는 1개월 전 수원시에 위치한 반도체 관련 중소기업에 취업한 신입사원이다. 취업난 시대에 ‘취뽀(취업성공)’의 기쁨도 잠시, 윤 씨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집’ 문제다. 그의 본가는 용인시에 위치해 있다. 자가용 차가 있다면 출퇴근이 어렵지 않겠지만 이제 막 사회 첫발을 내디딘 초년생에게는 쉽지 않은 이야기다. 전세사기 걱정 등으로 급하게 집을 알아보고 결정하기도 꺼려진다.
임동빈 씨(가명·37)는 최근 거주 중이던 월셋집의 계약이 만료됐다. 본격적인 구직활동에 앞서 타지역에서 수원시로 두 달 전 전입신고를 마친 그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새롭게 이사할 오피스텔이 노후화 문제로 리모델링에 들어가며 약 2주 동안 임시로 거주할 숙소가 필요해진 것이다. 급하게 모텔이나 고시원 등을 알아보고 있지만 적절한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위 두 사례는 현재 ‘새빛호스텔’에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청년들의 실제 이야기다. 지난달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의 ‘새빛호스텔’은 취업 또는 학업을 위해 수원으로 전입하는 청년들에게 단기간 거처를 제공,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정책 사업이다. 캠핑장 등이 위치한 수원유스호스텔의 일부 객실을 리모델링한 새빛호스텔은 19~39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주거 문제는 누구에게나 해당하지만, 특히 N포 세대(현실적인 여건으로 연애·결혼·출산 등 ‘3포’를 넘어서 N가지를 포기하는 세대라는 뜻)를 청년에게는 더욱 부담된다. 취업이나 진학을 위해 타지역으로 이동한 이들에게 주거비용은 부담스럽고, 배경지식과 정보 없이 전월세 집을 알아보기에 안전 문제가 걱정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주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자격요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새빛호스텔은 일반적인 지자체 제공의 기숙형 숙소와 결이 다르다. 김동욱 수원유스호스텔 관장은 “새빛호스텔은 청년들이 수원에 본격적인 자리를 잡기 전 임시 거처를 제공해, 보다 안정적으로 새 지역(수원)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빛호스텔의 특징 중 하나는 자격요건이 본인의 현 거주지 기반이 아니라는 점이다. 거주지가 아닌 근무지나 학교의 위치 등 생활 기반을 거점으로 한다. 총 4가지의 신청 자격 중 1순위는 ‘수원시에 주소지를 둔 중소기업에 근무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청년’이며 2순위는 같은 기준으로 중소기업 외 기업 및 기관에 근무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된 청년, 3순위 역시 같은 기준으로 대학교(원)에 재학 중이거나 진학이 확정된 청년이다.
무엇보다 단기 거주가 가능하며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 청년들이 수원에 본격적인 집을 마련하기 전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목적에 걸맞게 새빛호스텔은 최소 1일~최대 3개월 거주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숙소가 최소 1~2년 거주 계약을 기준으로 삼는 것과 비교된다. 하루 이용 요금은 4천 원이다.
김 관장은 “실제로 인근 고시원, 모텔, 기숙사 등을 돌아다니며 현장 물가 조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거주 중인 청년들이 가장 만족하는 점도 바로 가격이다. 임동빈 씨는 “네모난 방에 달랑 침대 하나만 있는 고시원도 하루에 3만 원가량인데 훨씬 쾌적한 시설에서 거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기존의 유스호스텔을 새롭게 단장하며 마련된 깨끗하고 세심한 편의시설과 인테리어도 눈에 띈다. 2인 1실의 10개 객실에는 모두 침대 및 냉장고, TV 등이 마련돼 있다. 거처를 옮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침구류도 제공된다. 충남 아산에서 지난 1일 수원으로 취업에 성공한 최다정 씨(가명·26)는 “신형의 세탁시설과 취사공간도 마련돼 있고, 무엇보다 1층에 밤마다 당직을 서는 직원이 있어 안전한 것 같다”며 “3개월간 머물며 신중하게 집을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수원유스호스텔 관장은 “요즘의 청년들이 주거 부담 등 고충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새빛호스텔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추후 수원에서 안전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검증된 전문가가 함께 집을 알아봐 주는 ‘동행매니저’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많은 관심을 갖고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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