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한 달’ 이재민들, 피해 복구에 폭염까지 이중고
[KBS 대전] [앵커]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집중호우 당시 수해를 입은 이재민들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복구가 늦어져 충남에서만 120명 넘는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들의 사연을 정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깜깜한 새벽, 집안에 무릎 높이까지 물이 들어옵니다.
지난달 10일 집중호우 당시 인근 하천이 범람해 마을을 덮쳤습니다.
["무서워. 문 닫아! 물건 못 나가게 문 닫아!"]
수해가 난 지 한 달.
아직도 집 안은 흙탕물 범벅입니다.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 7살 아들과 6살 딸까지 온 가족이 물을 빼내고 있습니다.
생계가 걸린 하우스를 복구하느라 집을 손보지 못한 겁니다.
집 밖에는 정리 못 한 가재도구가 수북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식사는 고사하고, 마을회관에서 컵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게 부지기숩니다.
[조성환/서천군 종천리 : "다른 지역도 많이 나서 어쩔 수 없는데 상황이 답답하네요."]
돌아갈 집이라도 남은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지붕이 주저앉아 집을 철거해야 하는 수해민이 한 둘이 아닙니다.
수해가 난 주택 현장 인근에는 이렇게 지붕 기와부터 도로 연석까지 수해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여든이 넘은 고령의 이재민들이 무더위 속에 복구에 나섰다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엄순섭/서천군 랑평리 : "재난지역 선포한 게 한 달 정도 됐는데, 아직도 담당자 만나면 국가에서 내려온 지침도 없고 정해진 것도 없다고 해요."]
충남에서만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이 120여 명.
수해의 아픔보다 언제 돌아갈지 모른다는 답답함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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