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판 티메프? “정산 받으려면 수수료 더 내”…공정위 조사 착수
[KBS 전주] [앵커]
대형 배달 대행 업체가 배달비를 정산해주지 않아 논란이란 소식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그런데 밀린 대금을 받으려면 플랫폼 수수료를 더 내라는 암묵적 강요가 있었던 게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또 다른 티메프 사태가 될 거란 우려에 공정위가 조사가 착수했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배달 대행 플랫폼 지역 총판을 맡아, 기사 450명을 관리하는 장 모 씨.
본사 격인 플랫폼 업체가 두 달 가까이 배달비를 제대로 주지 않자, 급한 대로 사비를 털어 기사들 임금을 메꿔줬습니다.
그렇게 본사 대신 내준 돈이 1억 원.
[장 모 씨/배달 대행업체 대리점장/음성변조 : "우선은 지인들한테 돈을 다 빌렸어요. 기사들을 지키기 위해서 대출까지 다 받은 거죠."]
한 달가량만 기다리면 모두 정산하겠다던 본사는 또 말을 바꿨습니다.
밀린 대금 가운데 절반만 주겠다는 건데, 더 황당한 건 여기에 조건을 걸었다는 점입니다.
[장 모 씨/배달 대행업체 대리점장/음성변조 :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건당 20원씩 올리겠다는 거였고요. 40% 인상된 거죠. 그래야만 돈을 절반을 뺄 수 있게 해주겠다고. 그런데 원래는 저희 돈이거든요. 당연히 받아야 하는 돈인데, 이걸 볼모로 특약 계약서를 들이미니…."]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였으나 여전히 일일 한도를 걸고 선착순으로 대금이 지급되는 상황.
이대로 미정산이 계속되면 '배달판 티메프 사태'가 될 거란 말도 나옵니다.
실제 음식점들이 선불로 낸 배달비를 적립금처럼 쌓아두다가 지역 총판과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구조는 일반적인 플랫폼 운영방식과 다를 게 없습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 대금을 바로 정산해주지 않고 유동성 수단으로 쓴 것처럼 배달비 적립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 대행 업체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총판과의 계약에서 일방적 강요 같은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살피고, 대금 지연의 위법성도 따져본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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