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춘화, 이리역 폭발 사고 회상…"故 이주일, 머리뼈 함몰됐는데도 내게 밟으라고" [금쪽상담소](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가수 하춘화가 연예계 활동 도중 겪었던 위기 상황에 대해 털어놨다.
8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하춘화가 출연해 아버지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연을 전했다.
이날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하춘화는 밤무대 공연을 했다고 말하며 "관객이 약간 취해 있으니 여러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나는 재떨이를 맞은 적도 있다. 정강이뼈에 맞았다"며 녹화 현장을 충격에 빠뜨리게 했다.
이어 "당시 색 테이프를 가수의 목에 걸어 주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팬이 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을 내밀었다. 그런데 테이프를 조여버리더라"고 밝혔다.
또 "공연 중 몸이 따끔따끔해서 살펴보니 상처가 가득하더라. 무대 바닥에 못이 가득했다. 못을 총알로 삼아 (나에게) 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악수를 청한 관객의 손 안에 면도칼이 있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다친 적도 있다"고 전했다.
1972년 서울 시민회관 화재를 겪었던 이야기도 털어놨다. 하춘화는 "연말 행사니 무대 위의 조명이 화려하다. 그러다 보니 과열이 됐다. 불꽃이 내려왔고 삽시간에 객석 쪽으로 번지더라. 나중에 사람들이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너무 많아서 빠져나가기가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때도 아버지가 날 구해줬다. 아버지가 나를 끌어안고 비상구 쪽으로 뒹굴었다"고 덧붙였다.
이야기를 듣던 중 정형돈이 "다른 방송에서 봤는데, 이리역 폭발 사고도 겪었다고 들었다"고 질문했다. 당시 하춘화는 故 이주일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구조되었다고.
하춘화는 "공연이 9시에 시작하는데, 9시 10분쯤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공연장 지붕이 그대로 무너졌다. 우리는 그때 전쟁이 난 줄 알았다. 불이 나갔기 때문에 앞이 안 보였다. 하늘에 별만 보이는데 여기저기서 신음 소리만 났다"고 답했다.
이어 "거기서 故 이주일 씨가 나를 업고 도망을 갔다. 가까스로 도립 병원에 갔는데, 벌써 환자들이 침대가 모자라서 병원 앞마당에서 응급 치료를 하고 있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춘화는 "난 극장 지붕이 내려앉으면서 어깨 타박상을 입었다. 뼈가 부러진 것이 아니라 금방 회복했다. 故 이주일 씨는 굉장히 심각하게 다쳤었다. 머리뼈가 함몰됐다. 조금만 더 다쳤더라면 생명을 잃을 뻔 했다"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피하던 중 故 이주일 씨가 담을 뛰어넘은 다음에, 머리가 다쳤는데 그걸 모르고 '내 머리를 딛고 내려와'라고 했다. 나중에 故 이주일이 우스갯소리로 '하춘화 씨가 머리를 딛고 내려온 후 머리가 빠져서 안 난다'고 하더라"며 고인의 미담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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