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영향에…열대야 ‘6.1일’ 늘어난 한국
동남아선 30일 증가하기도
기후변화로 인해 최근 10년 사이 한국의 열대야가 연간 6일 이상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열대야가 30일 이상 증가한 나라도 있었다.
기후 과학을 연구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은 8일 ‘기후변화로 건강을 위협하는 열대야가 전 세계에서 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해 열대야 현상이 2014년보다 6.1일 더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6개 광역시 중에는 인천의 열대야가 14.3일 늘어나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이 13.4일로 뒤를 이었고 부산 11.5일, 서울 9.8일 등 순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8.9일, 대구는 8.3일, 광주는 6.3일 늘었다.
보고서는 또 싱가포르·브루나이·감비아·캄보디아·태국·세네갈 등 국가에선 기후변화 때문에 열대야가 1년에 30일 이상 증가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열대야가 20일 이상 늘어난 국가들도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동남아시아·카리브해 등 지역에서 다수 나타났다.
동아시아에선 일본의 열대야가 1년에 7.7일 늘어났고, 대만은 14.6일, 중국은 4.7일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진은 국가(202개), 도시(994개), 지역(25개) 등 기준으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여름철(남반구 12~2월, 북반구 6~8월) 야간 기온을 조사한 뒤 이를 기후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가정한 기후 모델 추정치와 비교했다.
야간의 기온이 높으면 낮 동안 체내에 축적된 열을 식히기 어려워지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뇌졸중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열대야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키고 어린이 두뇌 발달과 학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셸 영 클라이밋 센트럴 연구원은 “이 연구는 열대야와 그로 인한 수면 부족 및 건강 피해 등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며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화석연료의 연소를 멈추고 지구 기온이 더 이상 오르지 않도록 숲을 보호하는 전환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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