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5이닝 1실점' 에르난데스 압권의 데뷔전, 우승청부사 왔다! LG, 두산 10-3 완파→드디어 '패패패패승'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장수 외인'의 대표와도 같았던 케이시 켈리와 작별이 옳은 선택이었던 모양새다. '우승청부사'로 영입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첫 승을 손에 넣었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3차전 '잠실 라이벌' 원정 맞대결에서 10-3으로 승리하며 길고 길었던 4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 선발 라인업
LG :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지명타자)-문보경(1루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좌익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구본혁(3루수), 선발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두산 : 정수빈(중견수)-강승호(2루수)-제러드 영(우익수)-양의지(포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허경민(3루수)-전민재(유격수)-이유찬(좌익수), 선발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
7월 하순 7연승을 달린 이후 7경기에서 1승 6패로 허덕이기 시작하며 전날(7일) 3위로 주저앉은 LG가 드디어 연패를 끊어냈다. 2년 연속 대권을 노리는 만큼 '우승청부사'로 데려온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두산의 타선을 확실하게 틀어막으며 압권의 데뷔전을 치렀고, 타선 또한 점수를 내야 할 때 제 역할을 해냈다.
주중 3연전 내내 선취점은 LG의 몫이었다. LG는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신민재가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튼 뒤 오스틴 딘이 두산 선발 시라카와 케이쇼의 2구째 137km 스플리터에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오스틴의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무려 170.1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는 125.1m를 비행한 뒤 좌측 관중석 중단에 꽂히는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LG는 곧바로 추가점까지 손에 넣었다. 이어지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문보경이 시라카와의 초구 145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오지환의 투수 앞 땅볼 타구에 홈을 파고들면서 3-0까지 간격을 벌렸다. 이에 두산도 반격에 나섰다. 두산은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제러드 영이 에르난데스의 2구째 146km 커터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추격의 솔로홈런을 폭발시키며 격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경기 중반 분위기는 LG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LG는 4회말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시라카와의 폭투에 2루 베이스를 밟았고, 김현수의 진루타 이후 박동원의 1루수 땅볼 타구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그리고 5회말 홍창기의 볼넷과 신민재의 번트 안타로 만들어진 1, 2루 찬스에서 문보경이 시라카와 주무기 119km 커브를 받아쳐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6-1까지 도망갔다.
타선의 활약 속에서 '우승청부사'로 데려온 에르난데스의 투구도 압권이었다. 에르난데스는 1회 첫 실점을 기록했으나, 2회 양석환을 144km 직구, 김재환을 134km 스위퍼, 허경민을 147km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KKK' 이닝을 만들었고, 3회에도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탄탄한 투구를 거듭했다. 그리고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의지에게 두 번째 안타를 맞았으나 흔들림 없이 이닝을 매듭지은 뒤 5회에도 등판해 김재환-허경민-전민재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꽁꽁 묶어내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날 에르난데스는 최고 150km의 직구(35구)와 스위퍼(21구)-커터(6구)-싱커(5구)-커브(5구)-슬라이더(4구)-체인지업(2구)까지 다양한 구종을 고루 섞어 던지며 5이닝 동안 투구수 78구,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압권의 데뷔전을 치렀다. 무려 5년 반이라는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던 케이시 켈리와 작별을 택하고 데려온 이유가 있는 투수라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에르난데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야 두산 타선은 한차례 고삐를 당겼다. 두산은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수빈이 LG의 바뀐 투수 이지강을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쳐 물꼬를 텄다. 그리고 강승호가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한 점을 추격했다. 다만 두산은 제러드와 양의지가 이지강에게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1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를 손에 넣었으나, LG의 바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양석환과 김재환이 모두 해결사 역할을 해내지 못하며 1점을 만회하는데 만족했다.
LG는 두산이 쫓아오자, 빠르게 의지를 꺾었다. LG는 7회초 두산의 바뀐 투수 김정우를 상대로 구본혁이 2루타를 터뜨린 뒤 후속타자 홍창기가 적시타를 뽑아냈다. 그리고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마련된 1사 2루에서는 오스틴이 다시 한번 '해결사' 본능을 발휘, 이어지는 2사 3루에서 오지환이 두산의 이교훈을 상대로 승기에 쐐기를 박았고, 8회초에도 홍창기가 한 점을 더 보탰다. 두산은 9회말 양석환이 뒤늦게 솔로홈런을 터뜨렸으나, 이미 기울어진 승기를 뒤집는 것은 쉽지 않았고, LG가 10-3으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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