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태권도? 화끈해졌다”…3판2선승제로 격렬한 대결 유도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8. 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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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58kg급를 제패한 박태준(20·경희대)은 1라운드부터 상대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26위)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이대훈 대전시청 태권도 코치는 "라운드별로 점수를 메기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선수들이 기량을 100% 발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육상으로 비유하면) 이전에는 초반에 적당히 달리다가 3라운드에만 최선을 다해 뛰었다면 지금은 경기 내내 100%의 속도로 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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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0으로 매 라운드 시작해
경기 내내 격렬한 대결 유도
고난도 기술 사용 유도하기도
‘육각형’ 선수 박태준에 유리해

◆ 2024 파리올림픽 ◆

박태준이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준결승에서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4.8.7 [사진 =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58kg급를 제패한 박태준(20·경희대)은 1라운드부터 상대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26위)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현란한 스텝을 뛰면서 계속해서 발차기를 날렸고, 1라운드를 승리한 뒤 유리한 고지를 점한 2라운드에서도 고급 기술을 포함한 거친 발차기 공격을 퍼부었다. 뒤차기를 안면에 정확히 꽂으며 5점을 따내기도 했다.

경기 규칙이 바뀌면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경기가 더 흥미진진해졌다. 2020 도쿄올림픽 때만 해도 2분씩 3개 라운드를 진행하고 이전 라운드의 점수가 누적됐지만, 바뀐 규칙에서는 매 라운드를 0-0으로 시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3개 라운드 중 2개 라운드를 먼저 따내는 쪽이 승리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이전 라운드에서 이겼어도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해 점수를 따야 한다.

2012 런던올림픽, 2016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이대훈 대전시청 태권도 코치는 “라운드별로 점수를 메기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선수들이 기량을 100% 발휘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육상으로 비유하면) 이전에는 초반에 적당히 달리다가 3라운드에만 최선을 다해 뛰었다면 지금은 경기 내내 100%의 속도로 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태준이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16강전에서 베네수엘라 요한드리 그라나도를 상대로 공격을 펼치고 있다. 2024.8.7 [사진 =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라운드가 동점으로 끝났을 때 고난도 기술을 사용한 선수가 우위를 갖게 한 것도 경기를 더 재밌게 바꾼 요소 중 하나다. 라운드를 가져가기 위해 선수들이 고난도 기술을 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이런 제도가 있어야 선수가 화려한 기술을 쓰게 된다”며 “분석을 해보면 여전히 빈도가 낮지만 이런 제도가 있어야 그나마 관객을 즐겁게 하는 고난도 기술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이 경기 방식을 도입한 건 2022년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1차 대회 때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방식이 적용됐다.

바뀐 규칙이 박태준에게 유리하게 적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태준은 공격과 수비, 체력과 기술을 고루 갖춘 ‘육각형’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 내내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하는 경기 방식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박태준과 이 코치를 모두 지도한 전문희 한성고 태권도부 감독은 “박태준은 확실한 강점이 있다기보다 약점이 없는 선수”라며 “노력과 재능이 뛰어난 완벽형 선수들에게 바뀐 규칙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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