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일본·대만 선점 AI용 반도체 기판 'FC-BGA' 시장 추격 '고삐'

김종성 2024. 8. 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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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퀄컴·AMD에 FC-BGA 공급…전용 생산기자 베트남 공장 양산 시작
LG이노텍, 2022년 사업 본격화 1.4조 투자…글로벌 빅테크 대상 테스트 진행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AI용 반도체 기판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일본과 대만이 선점했던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시장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도전장을 던지며 제품 양산과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기판 이미지. [사진=LG이노텍]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부터 베트남 생산 공장에서 FC-BGA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베트남 공장은 삼성전기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구축한 FC-BGA 전용 생산기지다.

반도체용 기판은 칩 아래에 덧대는 부품으로, 반도체와 전자 기기가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FC-BGA는 전기 신호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다. 기판이 칩에 밀착돼 있어 신호 손실이 적고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에 적용된다.

최근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초대형(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FC-BGA에 대한 수요가 지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서버용 FC-BGA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수요가 높은데, 이들을 고객사로 잡아야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고, 후발 주자가 진입하기 시장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FC-BGA를 제조할 수 있는 기업도 10곳 미만으로, 현재 일본의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매출 기준으로 일본과 대만 기업이 FC-BGA 시장 점유율 69%를 차지했고, 한국 기업은 10% 수준이었다.

AI 시대 차세대 먹거리로 FC-BGA를 낙점한 삼성전기는 최근 AMD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반도체 기판을 공급을 시작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연면적 2만2500제곱미터 규모에 최소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초고속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다. 대규모 컴퓨팅 성능과 저장 용량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산업 성장, 빅데이터 처리, 기타 고성능 컴퓨팅 작업 증가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앞서 지난 2022년 말부터 AMD에 서버용 FC-BGA를 납품을 시작하며 처음 서버용 FC-BGA 양산을 시작했다. AMD에 앞서 퀄컴에도 AI 반도체용 기판 공급을 성사시킨 바 있다. 퀄컴에 납품하는 제품은 초당 최대 45조 번 연산이 가능한 ARM 기반 AI 반도체에 적용된다.

김홍진 삼성전기 패키지지원팀장 상무는 "베트남 신공장은 2분기부터 매출에 기여하기 시작했고, 주요 거래선용 제품 승인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다"며 "승인과 양산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하반기 FC-BGA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LG이노텍도 올해 2월 경북 구미 공장에서 FC-BGA 양산에 돌입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FC-BGA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LG전자로부터 경북 구미 공장을 인수하는 등 현재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LG이노텍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샘플을 제공하며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자사 생산 공장에 AI 공정을 도입한 점을 내세운다. FC-BGA는 대면적 기판으로 이물질이 들어갈 확률이 커 수작업 대신 AI 공정으로 진행하면 수율이 높아진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FC-BGA와 관련해 "의미 있는 숫자로는 빠르면 올해 8월, 늦어도 10월 정도면 매출이 올라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빅데이터·머신러닝 등 AI 시장이 커지면서 FC-BGA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 달러(약 11조원)에서 2030년 164억 달러(약 22조5700억원)로 두 배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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