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냉동' 시술비 지원하는 일부 지자체…정부는 '신중'
점점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며 난임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요. 미리 난자를 얼려 둔 뒤 나중에 자녀를 계획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다만 수백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일부 지자체가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예원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기자]
서른다섯 살 미혼인 김이윤 씨는 올해 난자 냉동 시술을 받았습니다.
[김이윤/난자 냉동 사례자 : 커리어(경력)를 놓치지 않고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고요. 여성으로서의 생물학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생각하다가.]
300만원 넘는 비용이 들었지만, 미래를 위해 결심한 겁니다.
[김이윤/난자 냉동 사례자 : 제가 임신과 출산을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당장 계획이 없고,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는 그런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난자 냉동은 과배란 유도 주사를 몸에 투여해, 난소에 있는 난자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채취된 난자는 액체 질소에 넣어 급속으로 동결 처리한 뒤에 영하 196도 질소 탱크에 보관하게 됩니다.
이후 난자를 해동한 뒤 체외수정에 사용하는 겁니다.
김씨처럼 난자를 미리 냉동해 두려는 여성은 매년 크게 늘어, 보관된 난자 수는 최근 2년 새 2배가 됐고 지금도 꾸준히 증가세입니다.
[임태원/난임병원 경영부원장 : 미리 가임력을 보존해 둔다면, 자궁의 노화는 난소의 노화보다 빠르지 않아서 충분히 임신을 계획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500만원 안팎인 시술 비용을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서울시와 광주시 등 일부 지역은 저출생 대책으로 시술비를 부분 지원합니다.
담당 부처인 복지부는 재정 투입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냉동한 난자를 실제 사용한 실사용률은 5%가 안 되는 걸로 파악된다"며 "정부가 모두 지원하긴 어려운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의학적 이유로 난소 절제를 앞뒀거나 항암 치료 등으로 가임이 어려운 사람들에겐 이르면 내년부터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강아람 / 인턴기자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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