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 스위퍼가 춤을 추네…LG '우승청부사' 찾았다! 에르난데스, 5이닝 1실점 압권의 데뷔전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우승청부사'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LG 트윈스 데뷔전에서 압권의 투구를 선보였다. 케이시 켈리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피칭은 분명했다.
에르난데스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13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78구,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무려 6시즌 동안 LG의 유니폼을 입었던 케이시 켈리를 대신해 총액 44만 달러의 계약을 통해 KBO 무대를 밟게 됐다. 베네수엘라 국적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로 지난 2018년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했다. 에르난데스는 입단 첫 시즌부터 빅리그 무대를 밟는 등 32경기(6선발)에서 2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5.21를 기록한 뒤 이듬해에는 선발의 비중을 늘려 21경기(15선발)에 등판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5.03의 성적을 남겼다.
이후에도 꾸준히 마이애미 소속으로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가던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에 앞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LA 다저스와 손을 잡은 에르난데스는 올해 5경기(1선발)에서 1패 평균자책점 8.38을 기록한 뒤 밀워키 브루어스로 이적해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성적은 9경기(15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6.32,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통산 35경기(159⅓이닝)에 등판해 11승 7패 평균자책점 2.87의 성적을 남긴 끝에 LG와 연이 닿았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를 영입한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회전수가 굉장히 좋은 것 같더라. 슬라이더가 최고의 장점이고,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도 나쁘지 않더라. 그리고 외국인 선수임을 고려했을 때 스트라이크존 상하보다는 좌우 코너를 쓸 수 있는 커맨드를 갖고 있는 느낌이다"며 "어느정도 커맨드를 갖춘 투수라고 생각한다. 구속은 150km를 넘진 않는데, 90~92마일(약 144.8~148.1km) 정도가 나온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먹통 쇼크로 인해 한국 땅을 밟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시차 적응과 빌드업 과정을 거친 뒤 8일 드디어 처음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7일) LG가 4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3위로 추락하게 된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의 등판이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시즌 동안 99경기(49선발)에 나서 10승을 수확한 이유를 제대로 증명했다.
3점의 지원을 받은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에르난데스는 잠실구장에서의 첫 투구에 긴장을 했던 탓인지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경기를 출발했다. 하지만 후속타자 강승호를 128km 스위퍼를 통해 삼진을 솎아내는 과정에서 포수 박동원의 도움 속에 2루 도루를 시도하던 주자까지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런데 이어 나온 제러드 영에게 던진 2구째 146km 커터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게 되면서 솔로홈런을 허용,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한 점을 내준 뒤 에르난데스의 투구는 압권 그 자체였다. 에르난데스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의지를 127km 스위퍼로 삼진 처리한 뒤 2회 양석환을 144km 직구, 김재환을 134km 스위퍼, 허경민에게는 147km 직구를 위닝샷으로 던져 네 타자 연속 삼진을 뽑아냈다. 흐름을 탄 에르난데스는 3회 선두타자 전민재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이유찬에게 131km 스위퍼, 정수빈에게 135km 스위퍼를 던져 9개의 아웃카운트 중 7개를 삼진으로 솎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에르난데스는 4회 강승호를 포수 파울플라이, 제러드를 중견수 직선타로 묶어낸 후 양의지에게 이날 두 번째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양석환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염경엽 감독은 7일 인터뷰에서 에르난데스의 투구수를 7~80구로 잡았다. 에르난데스는 4회 종료 시점에서 투구수가 62구에 불과했고, 5회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김재환-허경민-전민재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하며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만 놓고 본다면 에르난데스는 'KBO MVP'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전혀 뒤지지 않는 편. 우승청부사로 데려온 에르난데스가 LG 팬들의 기대감을 크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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