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정원 만들어요…경의선 숲길 청년 정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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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경의선숲길.
경의선 가드닝 클럽을 운영하는 이보현 서울시 공원여가사업과 공원여가운영팀장은 "가드닝 클럽 프로그램이 끝난 뒤엔 정원을 관리하는 '애프터 가드닝'을 두차례 진행할 예정"이라며 "청년 가드너들의 지속적인 활동과 참여를 위해 내년에는 100명의 청년 가드너와 함께하는 '2025 서울 국제정원박람회 및 정원 공모 프로젝트' 등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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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경의선숲길. 시민과 함께 정원을 만드는 프로그램 ‘청년과 함께하는 경의선 가드닝 클럽’이 진행됐다. 검은색 원예 장갑을 낀 청년 30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잡초를 뽑았다. 가위를 든 이들은 웃자란 식물을 가지치기했다. 한편에 키 큰 잡초들이 수북이 쌓였다. 잡초들이 사라질수록 숲길 정원이 말끔해졌다.
이날 친구랑 같이 클럽에 참여한 박효선(36)씨는 “자주 다니던 숲길인데 제가 이곳에 정원을 만든다니 설렌다”고 말했다. 박씨는 “도시에 정원이 많아져야 쉴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 낯선 동네를 가더라도 공원에 정원이 있으면 잠시 멈춰 쉬고 갈 수 있다. 그런 공유공간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박씨 옆에서 잡초를 뽑으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던 안민주(28)씨는 “식물에 관심이 많아 정원이나 식물원을 찾아다닌다”며 “열매 모양이나 꽃 생김새가 각기 다른 식물들은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같다”고 했다. 안씨는 앞으로 집에 작은 정원을 꾸밀 계획이다. “정원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고 각 잡고 만드는 거라 생각했는데 내 집 30㎝ 공간에 화분 하나만 놓아도 나만의 정원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나중에 집에 내가 좋아하는 식물로 꾸민 작은 정원을 만들어 해마다 식물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화원에서 일하는 윤지환(26)씨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가지치기를 했다. 윤씨는 비닐하우스에서 실내식물만 가꿔왔는데 밖에서 자라는 실외식물을 알고 싶어 가드닝 클럽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늘을 만드는 나무류를 좋아하는데 여기에서 그런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즐겁다. 새로운 식물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고 윤씨가 말했다.
올해 처음 시작한 경의선 가드닝 클럽은 서울에 사는 19~39살 청년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정원 관리 기초 수업과 함께 정원 조성 실습 교육으로 세차례 진행된다. 엠제트(MZ) 세대가 많이 찾는 홍대 경의선숲길에 있는 정원을 청년들이 직접 꾸밀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참가비는 3만원이다. 정원 교육을 맡은 김현아 가드너(정원사)는 “야외 실습에 앞서 가지치기 요령, 물 주는 방법 등을 교육했다”며 “다음 수업 때 청년 가드너들이 그림과 글자를 새겨 넣은 ‘여행하는 돌’을 원하는 장소에 배치하고 다년생 숙근초를 심어 매력정원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의선 가드닝 클럽을 운영하는 이보현 서울시 공원여가사업과 공원여가운영팀장은 “가드닝 클럽 프로그램이 끝난 뒤엔 정원을 관리하는 ‘애프터 가드닝’을 두차례 진행할 예정”이라며 “청년 가드너들의 지속적인 활동과 참여를 위해 내년에는 100명의 청년 가드너와 함께하는 ‘2025 서울 국제정원박람회 및 정원 공모 프로젝트’ 등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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