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소문 퍼트리지 않는 곰…그 현명함에 어른은 뜨끔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4. 8. 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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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소문을 접한다.

"네가 내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끓는 물이 뜨거운 것처럼 확실하지도 않고, 꿀처럼 달콤하거나 이롭지도 않고, 찻잔처럼 꼭 쓸모가 있지도 않다면, 난 듣지 않을래. 그리고 너도 그 소문을 잊어버리는 게 어떻겠니? 우리는 그보다 좋은 일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으니까." 곰의 현명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책장을 넘기면 숲속 친구들이 책을 읽어주는 곰 주위에 즐거운 표정으로 모여 있는 그림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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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문 진짜야?- 안 크라에 글·그림 /김자연 옮김 /라임 /1만4000원

- 소크라테스 우화서 영감 받아
- 벨기에 디자이너 안 크라에 作
- 소문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찰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소문을 접한다. 어떤 소문은 진실을 밝혀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동안 나쁜 쪽으로 왜곡되고 부풀려진다. 친구와 지인들 사이에서 소문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상처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반대로 소문을 퍼뜨리는 데 한번도 동참하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안 크라에 그림. 라임 제공


‘그 소문 진짜야?’는 소문을 대하는 현명한 태도에 관한 우화 그림책이다. 소문이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파고드는 것처럼, 이 책도 어른 아이 모두에게 감동과 재미를 준다. 부모와 함께 읽고 소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눠 보면 좋겠다.


참새가 숲을 떠들썩하게 만든 엄청난 소문을 전해 들었다. 참새는 깊은 숲속에 있는 곰을 찾아갔다. 상상도 못 할 얘기인 데다, 숲이 온통 그 얘기로 시끌벅적하다며 서두르는 참새. 하지만 곰은 그 소문을 듣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느긋하게 차를 끓이기 시작한다. “참새야. 네가 내게 전하려는 말이 펄펄 끓고 있는 물이 뜨거운 것처럼 확실한 이야기가 맞니?” 곰이 묻자, 참새가 머뭇거리며 답했다. “솔직히 말해서, 확실한 이야기는 아니야. 하지만 누가 그렇게 얘기하는 걸 분명히 들었다고.”

곰은 차를 준비하며 마음 급한 참새를 차분하게 다독인다. “네가 내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끓는 물이 뜨거운 것처럼 확실하지도 않고, 꿀처럼 달콤하거나 이롭지도 않고, 찻잔처럼 꼭 쓸모가 있지도 않다면, 난 듣지 않을래. 그리고 너도 그 소문을 잊어버리는 게 어떻겠니? 우리는 그보다 좋은 일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으니까.” 곰의 현명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책장을 넘기면 숲속 친구들이 책을 읽어주는 곰 주위에 즐거운 표정으로 모여 있는 그림이 나온다. 소문이 사라진 모양이다.

저자 안 크라에는 벨기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2011년에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됐다.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지은 우화 ‘말을 거르는 세 가지 체’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이 책을 통해 말이 가진 힘과 무게에 대한 성찰을 따뜻하게 전해준다. 콜라주 방식, 그리고 물감과 연필을 혼합해 그린 따뜻한 그림은 곰과 참새의 대화를 더욱 풍부하고 생동감 있게 들려 준다.

참! 참새가 들었다는 그 소문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기. 곰이 듣지 않았으니 우리도 안 듣고, 옮기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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