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결선 등반하는' 서채현 "메달 욕심 나지만…결선행만으로 행복"

이대호 2024. 8. 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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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서채현(20·서울시청·노스페이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서채현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리드 준결선에서 72.4점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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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더링 13위로 마쳤다가 리드 선전 발판으로 종합 8위 '결선 턱걸이'
올림픽 2회 연속 결선 진출…10일 한국 스포츠클라이밍 사상 첫 메달 도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결선에 오른 서채현 [촬영 이대호]

(파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온 서채현(20·서울시청·노스페이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20명 가운데 13번째로 리드 경기에 나서서 좋은 점수를 남기고 내려왔지만, 뒤에 나오는 선수 순위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수 있어서다.

공동취재구역에 설치된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서채현은 턱걸이로 결선행을 확정하고서야 미소를 보였다.

서채현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볼더링+리드) 리드 준결선에서 72.4점을 획득했다.

앞서 볼더링에서 44.2점(13위)을 얻었던 서채현은 볼더링과 리드 합계 116.3점으로 8위가 됐다.

준결승 경기 마친 서채현 (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8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브루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볼더 & 리드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서채현이 경기를 마치고 로프에 매달려 내려오고 있다. 2024.8.8 yatoya@yna.co.kr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5시 15분 열리는 여자 콤바인 결선은 8명의 선수가 메달을 다툰다.

서채현은 "리드가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에서 뒤집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결선을 향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이 드니까 더 긴장했다. 생각보다 매우 힘들었는데 잘 참고 올라갔다"고 말했다.

볼더링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부담은 컸다.

서채현은 "일단은 뒤집어야겠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했다. 내 등반을 마음껏 펼치자고만 생각했는데, 그런데도 뒤집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꾸 드니까 완벽히 제 등판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이 종목 결선에 진출해 8위를 했던 서채현은 올림픽 2회 연속 결선행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서채현 (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8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브루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볼더 & 리드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서채현이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2024.8.8 yatoya@yna.co.kr

그는 "경기를 마치고 중간 순위를 보고 결선은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마음을 내려놨는데, 가게 돼서 믿을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박수받으면서 한다는 게 즐겁다. 그런 순간이 한 번 더 올 수 있다는 게 새로운 기회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준결선은 결선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온전히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는 서채현은 "결선은 그런 압박감도 없고, 무대를 온전히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메달 욕심보다는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고 오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당연히 메달 욕심이 나지만, 지금 기분은 결선에 갔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고 기뻐했다.

서채현의 두 어깨에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이도현(서울시청·블랙야크), 신은철(더쉴·노스페이스)이 함께 있다.

이도현은 남자 콤바인, 신은철은 남자 스피드에서 결선에 오르지 못해 대회를 마쳤다.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서채현 (파리=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8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브루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볼더 & 리드 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서채현이 코스를 공략하고 있다. 2024.8.8 yatoya@yna.co.kr

서채현은 "두 오빠가 당연히 결선은 갈 거라고 생각했다. 어제(7일) 도현 오빠가 떨어지고 나서 연락도 못했을 정도다. 저에게도 충격적이었다"면서 "그래도 제가 두 사람 몫까지 더 노력해서 올라가 보겠다"고 했다.

결선까지 남은 이틀 동안 따로 준비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푹 쉬면서, 체력을 충전하는 게 우선이다.

서채현은 "결선에서는 손에 피가 나더라도 시도하고, 마지막이니까 자신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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